習주석 ‘조용’…中언론도 말 아껴
中 외교부 “바이든 당선 선언 주목”
지난 2013년 당시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로이터] |
2020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 선언을 한지 이틀이 지나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침묵하고 있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선언 직후 곧장 축하전문을 보냈던 것과 대비된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든이 당선을 선언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별도의 호칭은 없었으며 ‘당선인’이란 표현 역시 쓰지 않았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이 상호존중과 대화를 바탕으로 양국 간 이견을 잘 관리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도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과거 4차례 중국을 방문했으며 시 주석과도 회담을 한 인연이 있지만 최근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고려할 때 축하인사를 전할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관영 환구시보는 바이든 당선인이 권력을 잡더라도 대중국 압박을 풀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미중 관계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라며 “중국 지도부는 축하를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설명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나 무역관계 등을 놓고 끊임 없이 중국과 갈등을 빚어온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 과정에서 중국에 온갖 트집을 잡을 수 있는 것도 중국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 내 분열과 갈등 상황에서 중국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단 것이다.
홍콩 링난대의 장바오후이 정치외교학 교수는 “베이징은 중국 문제가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매우 민감하게 보고 있다”면서 “때문에 불난 데 기름을 붓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유완리 외교정책 분석가 역시 “미국과 가까운 나라들이 성명을 내는 것과 중국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성명은 선거 개입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과 부쩍 가까워진 대만은 바이든 시대를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바이든 당선인 승리 보도 직후 소셜미디어(SNS)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우호 관계 지속 의지를 나타냈다. 김우영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