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독자 조직을 구성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별개로 서울시장 '시민후보'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 대표가 주장해온 '야권혁신플랫폼' 일환인데, 일부 국민의힘 의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완전 국민경선을 비롯해 당외 인사를 끌어들일 경선 룰 마련을 고심 중인 가운데 국민의당이 먼저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9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조만간 국민의힘 지도부와 별개로 몇몇 야당 의원, 야권 인사와 함께 야권 연대 형식의 정치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도, 국민의당도 아닌 당 밖 인사 중 가능성 있는 사람들도 서울시장 잠정 후보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국민의힘 당내 후보와 상관없이 단일 후보를 내게 되는데 개념적으로 '시민후보'와 가장 비슷하다는 게 권 원내대표 설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 조직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2022년 대선에 대한 후보 선정 작업까지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재·보궐선거와 대선이 내년과 후년에 있는데 후보군에 대한 논의와 제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 사이 화제가 됐던 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안 대표 머릿속에는 없다"면서 불가론을 밝혔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 인사들이 주도적으로 구성하는 플랫폼인 만큼 안 대표의 '야권혁신플랫폼'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함께할 확률은 낮다. 권 원내대표도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정책 연대도 진행해 봤지만 그 정도로 혁신 의지를 가지고 임하거나 하는 상태가 아니다"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 역시 안 대표의 혁신 연대 제안에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휩쓸리거나 할 정당이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상황이다.
결국 안 대표의 이 같은 정치 플랫폼 구상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야권 원외 인사를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를 염두에 둔 듯 "야권에 국민의힘이나 여기에 참여하기를 꺼리는 사람도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며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이 제안에 공감하는 반응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김종인 체제에 우려를 표해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가 주장한 야권 재편론은 서둘러 해야 할 일"이라면서 공감하는 뜻을 나타냈다. 플랫폼이 현실화하면 서울시장 후보로 분류되는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할지도 주목된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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