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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에 대처하는 8가지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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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따끈따끈 새책] ‘굴욕을 대하는 태도’…역사를 움직인 16인의 굴욕 연대기

머니투데이

역사에 이름난 이들이라도 삶을 뜯어보면 굴욕의 연속이다. 가혹한 시대가 강요한 것이든, 태생적인 신분의 한계에 갇힌 것이든 창피해 고개를 들 수 없는 일들을 겪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굴욕을 대하는 태도다. 어떤 이는 굴욕의 순간에 머물지만, 어떤 이는 이를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책은 대조영부터 홍범도까지 16인의 삶을 통해 굴욕을 어떤 태도로 극복했는지 살핀다.

굴욕을 대하는 첫 번째 태도는 ‘과감함’이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발해와 서요를 건국한 대조영과 야율대석은 그 태도를 견지한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당나라와 금나라의 공격에 나라를 잃었다. 속절없이 유랑하거나 적국의 신하가 되거나 죽는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은 그 순간 새 나라를 세우기로 작정한다. 과감한 판단으로 굴욕을 뛰어넘은 것이다.

과감함은 ‘불굴’의 의지로 뒷받침된다. 나라도 부모도 재산도 모두 잃은 순간 다시 붓을 들어 ‘명이대방록’을 쓴 황종희와 중년의 아편쟁이에서 혁명의 거두로 거듭난 주더(朱德)는 굴욕 앞에 강한 의지를 불태운 인물들이다.

강한 의지는 ‘긍정’의 태도를 부른다. 낙관하는 사람만이 굴욕을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잡혀갔다가 탈출, 명나라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온 노인(魯認)과 일제강점기 무력투쟁에 앞장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가 대표적이다.

특히 홍범도는 독립군이 해체되는 순간에도, 총 대신 쟁기를 드는 순간에도 시종 긍정적이었다.

이 같은 낙관은 ‘인내’를 가능하게 한다. 뜻을 이루기 위해 어떤 굴욕이라도 참고 때를 준비하는 것. 수십 년을 기다린 끝에 주군을 도와 적국을 멸망시킨 춘추시대의 명재상 범려와 병자호란의 위급한 순간에 전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강화를 주장한 최명길은 인내의 아이콘이다.

이들은 굴욕을 하나의 선물로 인식했다. 굴욕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깊이 받아들이며 무엇이라도 새롭게 배우고 얻고자 했다. 또 받은 은혜는 절대 잊지 않고 훗날 반드시 보상했다.

이처럼 ‘인정’을 좇고 ‘애민’의 정신을 강조한 이들은 모두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어떤 일에도 사람 목숨을 최우선으로 여긴 이장곤과 가족을 죽인 이들에게 복수하는 대신 참된 정치의 도를 깨우쳐주고자 한 이익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익은 실학 하는 마음으로 애민을 꼽아 백성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고민했다.

저자는 “굴욕을 겪은 많은 사람이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믿어야 했다”며 “굴욕을 기회로 자기 자신을 격려하고 더 사랑하는 것, 그것이 굴욕을 대하는 태도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굴욕을 대하는 태도=공원국, 박찬철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312쪽/1만60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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