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페이스북, '조기 승리선언' 제재 방침
"공식 선거결과 확정 전까지 승리 선언 못해"
사실상 트럼프 겨냥한 것으로 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자신의 대선 캠프를 방문해 지지자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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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일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새벽 “우리가 크게 이겼다”는 트윗을 올리자 트위터가 즉각 경고에 나섰다. 페이스북 역시도 대선 전 섣부른 승리선언을 제재한다는 방침을 적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가 진행 중이던 이날 오전 0시 50분쯤 자신의 트윗에 “우리가 압승했다”며 민주당을 향해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위터는 즉각 경고 조치를 취했다. 팔로워 8700만명 이상을 거느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를 확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트위터 측은 “후보자를 포함한 트위터 이용자는 공식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승리 선언을 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경고를 표시했다. 선거 결과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 등 절차에 대한 믿음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 주장은 삭제하는 정책에 따른 것이다.
트위터는 후보가 트위터 계정으로 승리를 선언하려면 최소 2개 언론사가 선거결과를 독립적으로 보도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보기’ 버튼을 클릭해야 읽을 수 있으며, 다른 이용자가 트윗을 공유하거나 링크할 수 없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별도 연설을 열고 자신이 승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밝힌 직후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 시간이 종료된 뒤 표를 던져선 안 된다”며 “나는 오늘밤 입장을 발표할 것이다. 큰 승리!”라고 적었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하는 트윗을 올리자 트위터가 즉각 경고에 나섰다(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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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한국시간 오전 11시쯤 한 여론조사 단체에서는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가 승리했다”는 내용의 트윗이 올라와 트럼프 대통령 트윗과 마찬가지로 같은 경고가 붙기도 했다. 선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AP통신에 따르면 최대 접전지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카운티 투표소에서 “근무 중 트럼프를 찍은 수백장의 표를 버렸다”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와 삭제되기도 했다.
페이스북 역시 ‘민주당이 선거를 훔치려 한다’는 글과 함께 ‘큰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한 글에도 “최종결과는 초기 투표집계와 다를 수 있다”며 “아직 당선후보가 없다”는 내용의 주의 표시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승리 선언’을 한 백악관 행사 생중계 영상에도 같은 취지의 경고 딱지를 붙였다.
페이스북이 선거와 관련한 글에 맥락을 안내하는 표시를 달기로 한 뒤 이를 실제 사례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신뢰할만한 언론사에 의해 대선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아직 승자가 없다’는 표시를 달기로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조기 승리선언’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조치한 것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측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경합주에서 자신이 앞서면 선거일 밤에 승리를 선언하겠다고 측근들에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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