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여자·문체 연습·신동문 선집
공상과학(SF) 또는 판타지에 기반한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인간 존엄성과 차별의 문제를 다뤘다.
인종, 성별, 빈부, 계급 등에 따른 차별이 극심하던 19세기 미국 남부 버지니아와 북부 필라델피아를 배경으로 약자들이 어떻게 억압을 벗어났을까 상상하다 초능력이라는 장치를 이야기 안에 도입했다.
무엇이든 한 번만 보면 기억하고 사물과 사람을 순간 이동시킬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이 흑인 해방을 위한 비밀 조직 요원이 되면서 속박과 차별에 맞서 투쟁한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1년 만에 북미에서만 밀리언셀러를 기록했으며, 28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강동혁 옮김.
다산책방. 552쪽. 1만7천원.
▲ 이웃집 여자 = 은퇴한 백인 노부부들이 모여 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고급주택가. 이곳의 유일한 흑인인 호텐시아는 여러 가지 차별에 시달린다.
특히 옆집 여자 매리언과는 숙명의 앙숙이다. 매리언은 호텐시아에 가해지는 각종 차별적 언행을 주도해왔다.
어느 날 백인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호텐시아는 집을 수리하기로 하는데, 매리언은 이웃집의 공사 소식에 시름이 깊어간다. 과거에 무슨 비밀이 있었기에 매리언은 호텐시아의 사생활에 신경이 쓰이는 걸까.
소설은 두 앙숙 할머니의 개인사를 통해 뿌리 깊은 인종 차별의 역사를 환기하면서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남아공에서 주목받는 작가 예완데 오모토소의 장편이다. 엄일녀 옮김.
문학동네. 400쪽. 1만4천500원.
▲ 문체 연습 = 20세기 실험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꼽히는 소설.
프랑스 초현실주의 문인이자 언어학자이면서 편집자, 영화인, 번역가, 작사가 등 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보인 레몽 크노(1903~1976)의 역작이다.
동일한 일화를 바흐의 푸가 기법처럼 99가지 문체로 변주한 연작이다. 일종의 수사학 실험인 셈이다.
한국어판에는 99가지 문체가 담긴 원작에다 작가가 나중에 추가한 문체 10개를 더했다. 조재룡 옮김.
문학동네. 344쪽. 1만7천원.
▲ 신동문 선집 = '4·19 시인' 중 한 명인 신동문(1927~1993)의 작품들을 대거 발굴해 모은 전집이다.
기존 전집을 바탕으로 하되, 서지상 오류를 바로잡고 자료 수집을 통해 시 15편과 산문 20편을 추가했다. 여기에 유족이 보관하고 있던 미발표 유고 47편을 새롭게 수록했다.
창비는 "이번 전집은 신동문 연구 및 1950년대 한국 시문학사 연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동문은 월간 새벽 편집장과 신구문화사 주간, 계간 창작과비평 발행인 등을 지내며 출판편집인으로도 족적을 남겼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이 엮었다.
창비. 812쪽. 5만5천원.
lesl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