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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운전자 손 뗐는데…제주 평화로 유유히 달린 KT 자율주행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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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C-ITS 실증 사업 시연…구급차 접근하자 빨간불이 금세 초록불로

제주지역 렌터카 3천여 대에 18개 서비스 제공 방침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9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45인승 버스 운전자가 갑자기 핸들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버스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시속 40㎞의 속도로 약 5㎞ 거리를 스스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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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평화로 달리는 KT 자율주행 버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에 구축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실증사업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간에서 KT의 45인승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을 시연하고 있다. 2020.10.29 jihopark@yna.co.kr



버스 안 전면 스크린에는 현재 위치와 도로 위험 상황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덕분에 교차로에서 갑자기 멈춰 선 차량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전면 스크린을 통해서는 유튜브 콘텐츠 100개가 동시에 재생되는 미디어 서비스와 기존 유선에서만 가능했던 도로 폐쇄회로(CC)TV 영상도 제공됐다.

KT의 5G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 버스다. 이 모든 것이 초고속·저지연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로 가능하다고 KT 관계자가 설명했다. 5G는 LTE보다 20배 빠르고 처리용량은 100배 많다.

버스는 45인승이지만 자율주행 관련 장비 등을 장착하느라 10인승으로 개조했다. 버스 안에는 언론사 취재진이 타고 5G 자율주행 버스 시연 상황을 지켜봤다.

KT는 제주 평화로에 자율협력주행 테스트 베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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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평화로 달리는 KT 5G 자율주행 버스 내부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9일 오전 제주시 평화로를 주행 중인 KT 5G 자율주행 버스 전면 스크린을 통해 현재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다. 2020.10.29 dragon.me@yna.co.kr



자율협력 주행 테스트 베드는 제주국제공항에서부터 서귀포 중문관광단지까지 총 40㎞ 길이로 구축됐지만, 취재진은 일정상 10분간 유수암 교차로∼어음 1교까지 5㎞를 간 뒤 버스에서 내렸다.

길지 않은 구간이지만 이날 시연에 참여한 취재진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한 듯 보였다.

멀지 않아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제주 관광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할 만했다.

KT는 이날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실증 사업 시연을 진행했다.

C-ITS는 주행 중인 차량 운전자에게 주변 교통상황과 급정거, 낙하물 등의 사고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주는 서비스다.

KT는 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LTE와 WAVE(차량 무선통신)가 결합한 V2X(차량-사물통신) 통신 인프라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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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척척' KT 5G 자율주행 버스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29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에 구축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실증사업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간에서 KT 5G 자율주행 버스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양손을 놓았지만, 버스가 스스로 주행하고 있다. 2020.10.29 dragon.me@yna.co.kr



취재진은 오후에는 자율주행 버스 대신 렌터카를 타고 제주시 연삼로를 달렸다.

렌터카 내부에는 C-ITS 정보가 제공되는 내비게이션이 설치됐다.

적색 신호등 앞에서 렌터카가 멈추자, 내비게이션은 즉각 몇 초 후 적색 신호가 녹색 신호로 바뀔지 안내했다.

미리 녹색 신호를 예단해 섣불리 출발할 일도, 신호가 바뀔지 모르고 딴짓을 하다 뒤차가 울리는 경적을 들을 이유도 없었다.

다시 주행을 시작하자 이번에는 119구급차가 접근하고 있으니 피해달라는 알림이 내비게이션에 표시됐다.

이어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조금 전 빨간불이 켜졌던 신호등이 119구급차가 접근하자 금세 초록불로 변한 것이다.

녹색 신호가 다음 녹색 신호로 바뀌는 데는 약 3분 정도가 걸리지만, 긴급차량 우선 신호 서비스 덕에 119구급차는 도로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할 수 있게 됐다.

출발지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도 C-ITS는 쉬지 않았다.

전방 430m 앞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 차량이 발생했다는 경고문을 시작으로 주유 알림과 도로 통제 알림 등 운전자가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각종 교통 정보를 안내하면서 사고 예방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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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S 서비스를 제공 받아 교통 상황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촬영 백나용]



KT 관계자는 "실제 설문조사 결과 C-ITS 교통안전 정보를 받은 운전자 중 83.1%가 감속과 정지, 차선변경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C-ITS를 통해 제주지역 교통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T는 2018년 6월 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C-ITS 실증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서울과 울산, 광주 등 현재까지 모두 4개 지역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 C-ITS 실증 사업은 올해 말 완료된다. KT는 사업이 완료되면 제주에서 운행 중인 렌터카 3천여 대에 교통신호뿐 아니라 역주행, 무단횡단 등 돌발상황과 기상정보 등 14개 서비스와 우선 신호, 관광·기상 등 4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제주시 지역 긴급차량 61대를 대상으로 교통량이 많은 13개 교차로에 긴급차량 우선 신호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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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평화로 달리는 KT 자율주행 버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9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에 구축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실증사업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간에서 KT의 45인승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을 시연하고 있다. 2020.10.29 jihopark@yna.co.kr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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