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대학병원과 의대교수들이 "의사 국시 미응시 사태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내년에 3000여명의 의대 졸업생 중 10%인 300여명만 의사가 된다. 당장 2700여명의 젊은 의사가 배출되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병원을 지키는 인턴, 레지던트 중 25%가 없어져 진료에 큰 차질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필수 진료과에 지원하는 전공의가 한 명도 없는 사상 초유의 의료 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며 "전공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의사 수련 체계가 붕괴할 뿐만 아니라 공중보건의와 군의관도 부족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 국시의 특수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의사국시 당사자인 의대생들보다 병원의 절박함이 묻어 있다. 또한 낮은 의료수가에 빡빡한 인력운영을 하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1년 공백'은 병원 자체 경영 뿐만아니라 환자진료에도 막대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병원장 및 의대교수들이 의대생의 국시 응시 기회부여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국감자료가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한 빅5 병원의 전공과별 전공의 분포를 분석해 27일 공개했다.
빅5 병원의 총 전공의수는 1861명으로 서울대병원 573명(30.8%), 서울아산병원 430명(23.1%), 삼성서울병원 396명(21.3%), 서울성모병원 240명(12.9%), 세브란스병원 222명(11.9%) 순이었다. 생명을 직접 다루는 주요 진료과목으로 분류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총 631명으로 전체 전공의 수의 33.5%를 차지했다. 서울아산병원 187명(29.6%), 삼성서울병원 155명(24.6%), 서울대병원 153명(24.2%), 서울성모병원 82명(13.0%), 세브란스병원 54명(8.6%) 순으로 분포하고 있다. 인기과라고 불리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는 총 164명으로 전체 전공의 수의 8.7%를 차지했다. 서울대병원 57명(34.8%), 서울아산병원 28명(17.1%), 삼성서울병원 27명(16.5%), 서울성모병원 27명(16.5%), 세브란스병원 25명(15.2%) 순이었다. 또 다른 인기과라고 불리는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는 총 230명으로 전체 전공의 수의 12.2%를 차지했다. 서울대병원 67명(29.1%), 삼성서울병원 46명(20.0%), 서울아산병원 44명(19.1%), 세브란스병원 40명(17.4%), 서울성모병원 33명(14.3%) 순이었다.
신현영 의원은 "대표적인 대형병원인 빅5 병원의 전공의 인원을 분석하면서 과별 분포가 병원별로 상이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병원 단위별로 수백명의 전공의가 의료기관에 종사하면서 수련과 근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만큼 그들의 업무환경에 문제는 없는지 꾸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요한 개선사항들이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충분히 해결되고 있는지 국회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두고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