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김동현 기자 = 외교부의 대중(對中) '저자세 외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연설에서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했지만 외교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시 주석의 연설 내용에 대해 "분명한 북한의 남침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만 하면 대한민국의 존재는 어디 가느냐"고 비판했다.
송 위원장은 "국가의 핵심적 근거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이런 부분은 외교부가 한국을 배려하지 않은 연설에 대해 분명한 의사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중국이) 한국전쟁의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고 왜곡하는데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아무런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며 "(외교부는) 역사의식과 영혼이 있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이어 6·25 전쟁과 관련해 '한미 양국의 희생'을 언급한 방탄소년단의 최근 수상 소감을 인용하면서 "BTS보다 못한 외교부가 됐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또한 미국 국무부가 시 주석의 연설 내용을 반박한 것과 관련해서도 "한국 정부가 할 일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했다. 부끄럽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도 "한국이 동네북·투명 국가 취급을 받고 있다"며 "정부는 항의 없이 명확한 반대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어물어물하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답변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
김 의원은 "일본이 역사 왜곡을 했을 때는 여러 차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적극적으로 항의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매우 저자세를 보인다"며 "대한민국 국격이 훼손되고 자존심이 구겨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소속 김태호 의원은 "우리 외교의 큰 축은 미국, 일본, 중국인데, 이 집이 붕괴 위기"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수상 소감 관련) BTS에 대한 공격이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한 한한령도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쪽 저쪽 눈치만 보다가 외톨이가 된 이솝우화의 박쥐와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민의힘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외교부가 '외교부 당국자와 윤미향 정의연 대표의 면담 기록' 등 요구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국회 증언법 위반으로 강경화 장관을 국감 방해로 고발해야 한다"며 "국회법에 따라 감사원 감사도 청구해야 한다"고 송영길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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