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여러 측면을 다룬 30여 편의 국내외 영화를 소개하며 언론과 기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되새기게 하는 이대현의 <유아 낫 언론>이 최근 출간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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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에서 유력 일간지 조국일보의 논설주간인 이강희는 언론, 기자가 얼마나 그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타락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그야말로 영화로 보여주는 이른바 ‘기레기’의 대표적 사례다. 반면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에 등장하는 기자들은 다르다. 권력의 부당한 간섭과 갖가지 위협을 뿌리치고 결국 진실을 세상에 드러낸다. 언론의 사회적 역할의 정수를 드러내는 셈이다.
국내외 많은 영화들이 언론, 기자를 주제와 소재로 삼는다. 사회적 공기로서의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모습도 그려지지만, 권력과의 야합이나 정파성 등에 빠져 오히려 사회적 악이 돼버린 언론의 부정적 면을 드러내기도 한다.
최근 출간된 <유아 낫 언론>(다할미디어)은 국내 영화 속에 비친 언론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20여 년의 종합일간지 기자로 일한 저자 이대현은 영화평론가이자 영화와 언론의 관계를 꾸준히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영화·언론 전문가다. 국민대 겸임교수와 콘텐츠랩 ‘씨큐브’ 대표로 있는 저자는 책에서 <내부자들>이나 <1987>같이 언론을 다룬 영화들을 한 자리에 모은다.
‘보는 영화’가 아니라 ‘읽는 영화’이자, 영화 속에 비치는 언론·기자의 모습을 통해 언론·기자의 존재 이유를 되새김질 해보자는 취지다. 책에 소개되는 영화는 다채롭다. <더 테러 라이브>와 앵커 윤영화, <나이트 크롤러>와 프리랜서 기자 루이스, <시민 케인>과 언론재벌 케인을 비롯해 <더 포스트>와 발행인 캐서린, <스포트라이트>와 탐사 취재팀, <프라이빗 워>와 종군 기자 마리 콜빈, <택시운전사>와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트루스>와 시사프로 PD 메리와 앵커 댄, <안나의 눈물>과 포토 저널리스트 안나 등이다. 모두 30여 편에 이른다. 저자의 ‘내공’을 잘 보여준다.
“영화 속에 비친 언론, 언론을 보는 영화의 시선은 극명하게 갈린다. 믿음의 선, 불신의 악이다. 때론 사실을 바탕으로, 때론 상상과 허구로 언론의 민낯을 날카롭고 생생한 두 시선으로 담아낸다. 양심과 사명감으로 정의와 진실을 바로 세우려는 언론, 권력과 탐욕에 빠진 부도덕한 부패한 언론도 만난다. 이 모습을 통해 영화는 우리에게 언론이란 어떤 존재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인시켜 준다.”
저자는 “단순히 영화적 흥미와 감동을 넘어, 우리의 언론 현실을 생각하면서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의 무게와 가치를 이야기해 보았다”고 밝혔다. 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하는 언론전문 월간지 <신문과 방송>에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영화 작품을 추가하고 글을 다듬어 펴냈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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