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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진핑 연설, 美에 엄중한 경고… 항미원조 영원히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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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를 ‘끝나지 않은 전쟁’ 규정… 美에 맞서 군사력 강화 명분 삼아

조선일보

지난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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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가 25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6·25 참전 70주년 기념 연설과 관련해 “미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몽(夢) 실현을 위해 항미원조(抗美援朝) 정신을 영원히 계승하자”고 보도했다.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지난 23일 6·25를 ‘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규정하고 대미(對美) 항전 의지를 밝히자,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미국에 대한 저항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항미원조는 6·25 전쟁의 중국식 표현으로, 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중국 최고지도자가 6·25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이 같은 내용으로 연설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현지 관변 학자를 인용, “시 주석 연설은 1950년 미군과 유엔군이 38선을 넘기 전 중국이 했던 경고와 비슷하다”면서 “이는 최근 미·중 갈등이 충돌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연일 계속되는 중국의 ‘6·25 전쟁 왜곡’에도 유감 표명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시 주석 연설 이튿날인 지난 24일 국내 언론이 관련 입장을 묻자 외교부가 구두(口頭)로 “북한의 남침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 “중국과 소통하고 있다”는 답변만 내놓은 게 전부다. 외교가에선 “일본의 야스쿠니 공물 봉납에 즉각적으로 논평을 내고, 뉴질랜드가 정상 통화에서 한국 외교관 성추행 문제를 제기하자 뉴질랜드 대사를 불러 강력 항의했던 외교부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관영 매체는 시 주석 연설과 관련해 25일 일제히 평론을 게재하고 중국몽 실현을 위해 항미원조 정신을 영원히 계승하자고 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6·25 참전 군인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을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6·25를 중국 공산당 지배와 군사력 강화의 명분으로 강조하고 있다. 6·25전쟁이 과거의 ‘끝난 전쟁’이 아니라 미국에 맞서야 하는 중국에 여전히 진행 중이면서 미래에도 이어 가야 할 ‘끝나지 않은 전쟁’이란 것이다.

중국 관영 CCTV는 평론에서 “새로운 시대에 항미원조 정신을 계승해 압박에 맞서는 능력을 키우고 어떤 난관도 이겨내자”며 “강력한 적에 대해 승리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향해 나가자”고 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도 1면 평론에서 항미원조 정신을 영원히 계승해 새로운 시대에 대비한 전쟁 능력을 높이자고 했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군 6·25 참전 70주년 기념대회에서 6·25 전쟁을 “제국주의의 침략”이라고 부르며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 중국 인민은 반드시 정면으로 통렬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에 보내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라며 “미국은 1950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950년이나 2020년이나 미국 정책 결정자와 정치 엘리트들은 중국의 경고를 허세로 오해한다. 중국은 라이벌이 경고를 듣지 않으면 소리 없이 첫 타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융 푸단대학 북한·한국연구센터 주임은 “현재 서태평양과 아시아 상황이 1950년 당시 전쟁 발발 전과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며 “중국은 여러 측면에서 막중한 전략적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이 모든 긴장의 근원은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70년 전 미국과 싸웠던 전쟁의 정신을 계승하자고 강조하는 것은 지금의 도전에 대처할 때 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진강촨(金剛川)’은 23일 개봉 첫날 상영수입이 1억400만 위안(1700억원)을 돌파했고 25일 누적으로 3억 위안에 육박했다. 중국 매체들은 역대 최대 수입을 기록한 영화로, 중국 특수부대원의 활약을 그린 ‘잔랑(戰狼·늑대 전사) 2’의 수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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