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식투자연합회 회원들이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현행 10억 원으로 유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올해 거침없이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장을 이끈 ‘동학 개미’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팔자’로 돌아서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총 1조27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코스피 매수 우위였던 개인은 10월 들어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만약 이달 말까지 매도 우위 기조가 이어지면 10월에 개인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피에서 월 단위 순매도를 기록한다.
일별로 보면 10월 5일부터 23일까지 14거래일 중 나흘(14∼16일, 22일)을 제외한 10거래일이 개인 매도 우위였다.
종목별로 14거래일간 개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이 1조623억원에 이른다.
이어 LG화학(-2천693억원), SK하이닉스(-2천389억원), 포스코(-1천847억원), KB금융(-1천523억원) 순으로 순매도 금액이 컸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1578억원, 3720억원을 순매수하며 개인이 쏟아낸 매물을 소화했다.
최근 개미들이 쏟아내는 매물이 정부의 대주주 요건 강화 방침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통상 연말에는 양도세를 피하려는 수요로 주식시장에 개인 매도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올해는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주식 보유액 기준이 종목당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아져 개인 매물 압력이 예년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연말 기준으로 대주주는 내년 4월 이후 해당 종목을 팔아 수익을 내면 22∼33%의 양도세(지방세 포함)를 내야 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정부는 대주주 기준 강화안은 예정대로 시행하되 가족 합산 원칙을 개인별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부담이 충분히 있다”며 “현재로서는 규정이 당장 바뀔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어서 10월부터는 이와 관련된 개인 매도 물량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기가 뜨거웠고 과세 대상자도 많아 시장의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작년 말 기준 특정 종목의 주식을 3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으로 보유한 주주는 총 8만861명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금액은 41조5833억원으로 전체 개인 투자자 보유 주식 총액 417조8893억원의 약 10% 규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 내 개인 영향력 확대와 추가 과세 대상자 비중이 과거보다 높은 점을 고려하면 연말 대주주 대상 범위 확대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시 펀더멘털과 무관한 일시적 요인이라는 점에서 연말 개인 매도세를 외국인이 일부 소화하거나 양도세 이슈가 끝난 직후 연초에 수급이 다시 유입되는 1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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