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2 (토)

우뚝 선 케이캡정, 국산 신약 자존심 세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산 신약 30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작년 3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총 772억원 우뚝

1월부터 9월째 시장 1위 AZ 넥시움 따돌려

국산신약 중 최단 100억·200억원 돌파

이데일리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HK이노엔(구 씨제이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이 올 한해 관련 시장에서 원외처방실적 1위를 차지하며 국산신약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 원외처방 실적 기준으로 케이캡정은 가장 최근 실적인 9월 70억4000만원을 기록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원외처방액이란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 처방을 받아 병원 외부에서 구매한 약의 실적을 집계한 수치다. 병원 입원환자에게 처방되는 의약품을 제외한 실적으로 전문의약품 매출을 분석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특히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케이캡정은 한달도 빼놓지 않고 부동의 1위를 지켜 총 508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2019년 3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총 원외처방액은 771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국산신약 가운데 허가만 받아놓고 제품을 출시하지 않거나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아 스스로 취하하는 등 신약을 갖고 있는 제약사라는 타이틀용에 불과한 여타 국산신약 구별되는 지점이다.

이 시장은 원래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이 장악하던 시장이다. 여기에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에소메졸’과 일양약품의 14호 국산신약 ‘놀텍’등이 바짝 추격하던 형국이었다. 하지만 케이캡정 등장 이후 시장은 새로운 강자에 모두 자리를 내줬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넥시움(336억원), 한미약품의 에소메졸(304억원), 일양약품 놀텍(262억원)은 200~300억원대 처방전에 머물렀다.

케이캡정의 돌풍은 이미 지난해 발매 초기부터 예고돼왔다. 출시 5개월 만인 지난해 7월 100억원을 돌파했고 같은해 12월 기준 누적 264억원을 기록해 각각 최단 시간에 연 매출액 100억원과 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264억원의 원외처방액은 국산 신약 발매 첫해 최대 실적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케이캡정은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를 극복한 최신 작용 기전(약이 효과를 내는 작동방식)의 약이다. 이에 따라 기존 약물보다 약효가 빠르고 야간 위산 과다 분비 차단에도 효과적이다.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여기에 지난해 잔탁 등 라니티딘 제품이 발암 우려 물질 검출로 위장약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면서 기존 시장에 빈틈이 생긴 것도 케이캡정에는 기회요인이 됐다.

HK이노엔은 지속적으로 케이캡정의 치료 대상(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제품 혁신에도 나서고 있다. 애초 적응증이었던 미란성,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서 위궤양, 소화성 궤양이나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등까지 적용 대상이 넓어졌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3상),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유발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요법(3상) 등에 대한 임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국 FDA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고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다. 이미 케이캡정은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중남미 17개국에 수출돼 있다. 지난해 기준 전세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20조원에 달한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