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지분가치 18조원 넘어
주식 상속세만 10조원 넘을 듯
지배구조 개편도 관심…보험업법 변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연합 |
아시아투데이 정석만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상속세와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천문학적인 금액의 삼성 주식을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이 물려받으려면 상속세를 지불해야 하는데, 주식 일부를 매각하게 되면 지배구조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명 삼성생명법과 함께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지배구조 정리 과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그룹사 주식 지분 가치는 지난 23일 현재 약 18조2251억원이다. 국내 상장사 주식 부호 가운데 최대 규모다.
기업별로 보면 이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4.18%(15조62억원), 삼성전자 우선주 0.08%(330억원), 삼성물산 2.88%(5643억원), 삼성생명 20.76%(2조6199억원), 삼성SDS 0.01%(17억원)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행 상속세법에 따르면 주식 상속액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최대주주 또는 그 특수관계인일 경우 평가액에 20% 할증이 붙는다. 이 회장은 이들 4개 계열사의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다. 모두 상속세법상 최대주주 할증 대상이다. 주식 상속세 총액은 평가액 18조2000억원에 20%를 할증한 뒤 세율 50% 세율을 곱하고 자진 신고에 따른 공제 3%를 적용하면 10조6000억원이다. 주식 외에 부동산 등 다른 재산에 대한 상속세 세율은 50%가 적용된다.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부담하고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세금을 분할 납부(연부연납)을 택하더라도 연간 내야 할 상속세가 1조원 이상이다. 배당과 지분 매각 외에도 경영권 유지를 위해 보유 지분을 담보로 대출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 총수 일가가 이 부회장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사회 공헌 차원에서 환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삼성생명 최대 주주인 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회장의 삼성생명 보유 지분 20.76% 가운데 일정 부분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물산이 흡수해야 현재의 지배구조 연결 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 단일주주로 삼성생명을 두고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과 삼성물산이 최대주주가 되는 구조다. 상반기 기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율은 0.06%에 불과하다.
변수는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다. 이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 자산의 3% 외에는 모두 매각해야 한다. 또한 삼성 총수 일가가 삼성생명 주식 57.25%, 이 중 이 회장은 20.76%를 보유하고 있어 보험업법에 따라 상당한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이 현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불법·편법적 방식으로 합병해 경영권을 승계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 사과회견에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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