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2013년 10월 28일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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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은 늘 변화를 추구했다. 위기 때는 물론이고, 최고의 시점에서도 항상 미래를 준비했다. 그룹이 정체기로 접어들 때 즈음,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조직에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현실 안주를 용납하지 않는 이건희식(式) 경영 스타일은 삼성을 다수의 월드베스트 상품을 보유한 글로벌 일류 기업의 반석 위에 올려놓은 원동력이었다.
1987년 12월 1일 삼성의 두 번째 수장으로 취임한 이 회장은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으로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두둑한 배짱은 회장 취임 전부터 엿보였다. 그는 1974년 경영난으로 파산한 ‘한국반도체’를 개인재산을 들여 인수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때의 선택으로 삼성은 1992년 이래 지금까지 D램 반도체 시장에서 20년 넘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과의 순간을 누리는 것도 잠시, 이 회장은 1993년 ‘신경영론’을 제시하며 “자식과 마누라를 빼고는 다 바꾸라”고 역설, 또 한 번의 혁신을 주문했다. 질(質) 경영으로도 불렸던 신경영론의 핵심은 국내 1위 그룹에 안주하려는 임직원들의 의식구조를 바꾸는 데 있었다.
임직원의 인식 전환을 통해 질 좋은 고가품을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끊임없는 변화를 이루고자 했다.
2006년에는 삼성만의 독자성을 찾아내라는 ‘창조경영’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남의 것을 베껴서는 절대로 독자성이 생기지 않는다”며 “모든 것을 원점에서 보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창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6년은 삼성이 1969년 흑백 TV를 생산한 이래 37년 만에 세계 TV 시장에서 1위 타이틀을 차지한 해로, 이처럼 그는 최고의 시점에서도 언제나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여줬다.
이후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위기경영’을 선포하며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앞만 보고 가자”고 성장을 위한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다.
2014년에는 ‘마하경영’의 기치를 올렸다. 이 회장은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한계 돌파를 위해 다시 한번 혁신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제트기가 음속(1마하=초속 340m)을 돌파하려면 기존 엔진과 소재, 부품을 모두 바꿔야 하듯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과 구조 개선을 주문한 것이다.
디자인 경영도 이 회장이 강조한 경영철학 가운데 하나이다.
이 회장은 기획력과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디자인이 약하면 다른 요소까지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돼 상품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1993년 우수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디자인 멤버십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1995년 디자인학교 삼성디자인스쿨(SADI)을 설립했다.
이어 1996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디자인 혁명의 해'로 정하고 우리의 철학과 혼이 깃든 삼성 고유의 디자인 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총집결해 나가자"고 선언했다.
이듬해에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에 디자인 부문을 추가했다.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수상자는 1직급 특별 승진하며, 상금으로 1억 원을 받도록 했다.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주재한 디자인 전략회의에서는 독창적 디자인과 UI(사용자 환경) 구축, 디자인 우수 인력 확보,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 기술 인프라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제2의 디자인 혁명'을 선포했다.
항상 미래를 내다보며 개혁을 고삐를 당겼던 이 회장 경영법칙은 향후 삼성의 100년사에도 한계 극복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투데이/송영록 기자(sy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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