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 계열 수소 연료탱크 생산업체인 일진복합소재가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본격 추진한다. 일진복합소재가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일진그룹 내에서 6번째 상장사가 된다.
25일 일진그룹에 따르면 일진복합소재는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IPO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두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조만간 주관사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대규모 공장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710억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 단행과 설비 증설 후 시장의 빠른 수요 대응을 위해 2차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진그룹은 1999년 설립된 한국복합재료연구소를 2012년 인수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일진복합소재의 최대 주주는 지분 86.95%를 보유한 일진다이아몬드다.
일진복합소재는 수소탱크와 매연저감장치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탱크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특히 일진복합소재는 수소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타입4(TYPE 4) 연료탱크를 양산한다. 타입4 수소탱크를 양산하는 곳은 일진복합소재와 토요타 두 회사만 존재하는 상황이다.
일진복합소재는 2018년부터 현대자동차 넥쏘(Nexo)에 들어가는 연료탱크를 독점으로 납품하면서 이 시점을 기점으로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7년 20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885억원으로 4배 넘게 급증했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20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468억원, 영업이익 53억원, 순이익 6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꾸준하게 증가하는 현대자동차의 주문량을 들며 일진복합소재의 올해 전체 실적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증권은 일진복합소재의 수소연료탱크 매출을 올해 1000억원, 2027년 1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자동차에 독점공급을 유지하고 1만대 판매 후 매년 단가 10% 하락을 가정했을 경우다. 2030년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생산목표인 50만대의 수소연료탱크를 일진복합소재가 공급했을 때 예상 매출은 50배에 가까운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일진복합소재가 IPO를 본격 추진하게 되면서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진복합소재의 최근 실적과 수소차 관련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을 토대로 산정한 기업가치는 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수소 연료탱크의 성장 가능성을 미래 추정 수익에 반영하면 조단위 밸류에이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수소차의 성공 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일진복합소재가 내년에 상장하면 그룹 계열사로선 2011년 일진머티리얼즈 이후 10년만의 증시 입성이다. 일진다이아의 시가총액은 약 7300억원, 일진머티리얼즈는 1조9400억원이다. 이외 상장 계열사로는 일진디스플레이, 일진홀딩스와 일진전기가 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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