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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거실 카펫 침대 매트리스…실내 생활방식 바뀌니 ‘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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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 환자 73%

집먼지진드기 항원체로

[경향신문]

경향신문

도시화의 영향으로 실내 환경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집먼지진드기 등 원인물질을 피하고 증상이 계속될 경우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적극 대처하는 것이 만성화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김지희 교수가 알레르기 비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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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 20년 추적 관찰

알레르기 비염의 4대 증상은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가려움증이다. 집먼지진드기, 고양이 털이나 개의 비듬, 바퀴벌레, 누룩곰팡이, 나무 꽃가루 등 외부 항원(생체 내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물질)이 코에 들어오면 점막에 염증 반응이 과민하게 나타나면서 몇 초 내에 가려움증이 발생해 발작적인 재채기를 하게 된다. 맑은 콧물이 흘러나오다 코막힘이 생기는 것이 증상의 일반적인 진행 과정이다. 재채기와 맑은 콧물은 대개 아침에 심하다가 오후가 되면서 감소하며 대신 코막힘 증상이 지속된다.

실내 환경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알레르기 비염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김지희 교수팀이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20년 사이 국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특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국제학술지 ‘알레르기, 천식, 임상면역학’에 등재), 집먼지진드기의 한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를 알레르기 항원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약 63%에서 73%로 증가했다. 또한 실내 항원으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는 눈, 코 가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약 32%에서 41%로 많아졌다.

김 교수 연구팀은 1990년대(1994년)와 2010년대(2010~2014년)에 알레르기 비염을 진단하는 피부단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환자 각각 1447명과 3388명의 특징을 분석했다. 우선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대비 1990년대 1.41배에서 2010년대에는 1.78배로 비율이 더 커졌다. 1990년대에는 10대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가장 많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환자 수가 줄어든 반면 2010년대에는 20대 환자가 가장 많고 10대, 50대 환자가 뒤를 이었다.

1990년대와 2010년대 모두 여러 항원 중에서도 집먼지진드기를 항원으로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가장 많았다. 그 비율이 20년 전에 비해 최근 크게 높아졌는데, 집먼지진드기의 주요 종류인 세로무늬먼지진드기가 항원인 환자는 약 63%에서 73%로, 큰다리먼지진드기는 약 67%에서 70%로 증가했다. 또한 바퀴벌레, 누룩곰팡이 등 집먼지진드기 외 실내 항원이 원인인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코로나19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재채기를 하거나 묽은 콧물이 흐르면 주변 사람들 눈총을 받게 된다. 김 교수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되면 약물요법이나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면역력을 기르는 설하면역요법 또는 피하주사면역요법 등으로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회피요법이 있다. 실생활에서 항원을 완전히 피할 순 없겠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약물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가장 흔한 항원인 집먼지진드기의 주된 공급원은 매트리스, 베개, 이불, 카펫, 솜이 든 장난감, 직물 커튼 등이다.

두 번째는 약물요법이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표적 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작용해 히스타민 결합을 막아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을 감소시킨다. 세 번째는 다양한 염증매개 물질을 포함한 점액을 제거하는 비강 세척이다. 네 번째는 면역요법이다. 알레르기 항원을 환자에게 조금씩 양을 늘려 주입해 면역반응을 변화시켜 증상을 호전시키는 방법이다. 다섯 번째 방법은 수술이다. 비중격 연골이나 뼈가 휘어져 코막힘이 심하다면 비중격 교정술을, 비갑개 비후가 있는 경우에는 비갑개 성형술을 시행해 비강 면적을 넓혀줄 수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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