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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시진핑 ‘항미원조’ 띄운 날, 美대사는 '흥남철수 배’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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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이 6.25는 “침략전쟁"이라고 한 날, 미국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 고향 찾아

조선일보

해리 해리스(Harry Harris) 주한미국대사가 23일 경남 거제시를 방문해 거제포로수용소 흥남철수작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왼쪽은 변광용 거제시장/거제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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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23일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시를 방문해 6·25 전쟁 유적지를 둘러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기념식서 애국주의를 강조한 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기 위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부산 출장의 마지막 행선지는 메레디스 빅토리 호의 1950년 흥남철수작전 기념비였다”며 “매우 감동적이고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올해 초 ‘거제도와 기적의 배가 도착했던 장소 방문하기’를 꼭 이루고 싶은 10가지 목표 중 하나로 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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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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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바 있다.

메레디스 빅토리호(號)는 군용 선박이 아닌 민간 화물선이었으나 1950년 12월 북한 흥남에서 국군 및 유엔군, 그리고 북측 피난민을 싣고 남한으로 가는 흥남철수작전에 동원됐다. 무려 1만4000명 이상의 피난민을 태우고 흥남을 출항해 사흘 만인 195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거제도에 도착했다. 이 배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탔었고, 문 대통령은 1953년 1월 24일 거제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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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23일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해방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기립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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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사의 이번 방문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중국이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참전 7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한 가운데 이루어져 관심을 끌었다. 시진핑 주석은 기념사에서 6.25 전쟁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중국 인민은 침략자를 때려눕히고, 전 세계를 경천동지하게 했다”며 “이를 통해 신중국의 대국 지위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춘 해리스 대사의 움직임은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모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해리스 대사는 이에 앞서 부산에 위치한 농심 녹산공장을 방문해 라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농심 박준 대표이사 등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해리스 대사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농심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관계의 훌륭한 상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어 한국과 미국이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 뿐 아니라 ‘같이 먹읍시다(we eat together)’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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