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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국악 한마당

범 내려오니 국악 훨훨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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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국악기와 서양악기로 새로운 음악을 창출한 잠비나이. [사진 제공 = 더텔테일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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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 내려오니, 국악이 훨훨 날기 시작했다.

국악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국악의 새 시대를 열었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에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면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관련 영상 조회수는 누적 3억건을 향해 순항중이다. 이날치의 다른 곡까지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국악의 현대화를 이끌고 있는 이희문, 잠비나이도 주목받고 있다. 전통을 고수하는 대신, 서양 악기들과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 우리 소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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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패션으로 눈길 끄는 소리꾼 이희문(가운데). [사진 제공 = 이희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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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의 성공 이전에는 이희문이 있었다. 경기민요 전수자인 그는 국악에 새로운 색을 덧칠한 창조자로 평가받는다. 기타·베이스·트럼펫·키보드 등 악기의 음율에 민요 소리를 얹힌다. 그가 주축이 된 국악밴드 '씽씽'은 2017년 미국 공영방송 NPR의 음악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씽씽' 밴드 해체 이후에는 이희문이라는 이름 석자를 걸고 개별활동 중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과 성별에 구속되지 않는 파격 의상·퍼포먼스로 사랑받고 있다. 형광색 단발머리를 하고 전통 민요를 부르는 모습은 그가 가진 음악색을 단적으로 상징한다. 이날치 밴드의 베이스 담당 장영규와 드럼 담당 이철희가 모두 '씽씽' 출신이다. 이날치의 성공 뒤에는 '씽씽'의 도전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소리꾼 이희문의 '놀이'는 다음달 3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볼 수 있다.

잠비나이는 동서양 악기의 뒤섞임을 인상적으로 구현하는 밴드다. 거문고와 딜레이 페달, 피리와 기타, 해금과 루프 스테이션, 동서양 악기들이 이질적으로 맞물려 오묘한 소리를 낸다. 전통적인 소리를 드럼·베이스 등과 접목해 묵직한 헤비메탈 록을 추구한다. 가수 한희정은 "비 온 후 낮은 구름이 길게 드리운 산처럼 다층의 감정을 품고 있는 음악"이라고 평가했다. 보컬 이일우가 오묘한 표정으로 절규에 가까운 듯 소리를 뱉어내고, 강렬한 드럼·기타 음 사이에서 멤버 심은용이 무표정한 모습으로 거문고를 뜯는 모습에 팬들은 매료된다.

2010년 결성한 이 밴드는 10년째 활동해 왔다. 2014년에는 북미 최대 음악 축제 SXSW에 출연했다. 당시 존 레넌의 아들 션 레넌이 잠비나이의 공연을 관람하고 인증샷을 찍으면서 화제가 됐다. 잠비나이의 공연은 다음달 6일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개최된다.

국악 후학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국악 신동 김태현은 재즈와 한국의 소리를 접목한 음악으로 지난 9월 데뷔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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