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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중국이 홍콩 반환협정 위반…英 “5년간 홍콩 시민 최대 100만명 이민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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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무부, 2021년쯤 12~15만명 홍콩 시민 유입 전망 / 한해 약 25만~32만명 홍콩 이민자 올 것으로 보여

세계일보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홍콩 애드머럴티의 주홍콩 영국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청원 집회에서 홍콩 시민들이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 해외시민(BNO) 여권 소지자에게 완전한 시민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영국이 2021년 1월부터 5년 동안 홍콩 시민 최대 100만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는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소지한 홍콩 시민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약속했다며 이같은 추정치를 발표했다.

내무부의 경제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만 최대 50만명의 홍콩 이민자가 입국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최대 예상치다. 내무부의 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2021년쯤 12~15만명의 홍콩 시민이 유입될 전망이다. 5년 평균으로 계산해봤을 때 한해 약 25만~32만명의 홍콩 이민자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홍콩 시민의 이주는 향후 5년간 영국경제에 24억∼29억 파운드(3조5600억원∼4조3000억원)의 세금 확보로 이어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콩주재 영국 총영사는 “홍콩보안법은 홍콩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명백히 침해한다”며 “영국으로의 이민은 홍콩 시민에 대한 우리의 약속이다. 영국은 BNO 시민과 가족을 환영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은 1997년 홍콩 반환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BNO 지위 변경은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매우 관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내년 1월31일부터 BNO 여권을 가진 홍콩시민의 이민 신청을 받는다. 이렇게 입국한 이들은 영국에서 학습하고 일할 권리를 누릴 수 있다.

한편 중국이 영국의 홍콩인에 대한 이민 문호 확대 조치에 강력 반발했다.

23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진 홍콩인의 이민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영국을 향해 “즉시 실수를 바로잡아라”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영국이 홍콩에 대해 통치나 지배, 감독의 어떠한 권한도 없다면서 “위선적 행동과 정치적 속임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이양하기 전 BNO 여권 소지자에게 거주권을 주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면서 이들에게 시민권 획득의 길을 열어주는 것은 “약속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국이 BNO 여권을 이용해 홍콩 문제에 간섭하고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 하는 시도는 실패로 끝날 것”이라며 “즉시 실수를 바로잡지 않으면 스스로의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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