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관계 비꼬아
코로나백신 출시 시점에 트럼프 "몇 주 내"에서 "연말이내"로 바꿔
무음 버튼 도입이 끼어들기 막아
90분 토론후 인사 없이 헤어져
TV토론을 마치고 두 후보가 부인과 함께 퇴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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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22일(현지시간) 열린 대통령 선거전 마지막 TV토론에서 충돌했다. 이날 토론주제였던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핵 문제가 거론됐다. 바이든 후보는 김 위원장에 대해 "폭력배"라고 부르면서도 "북한이 핵능력을 축소한다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좋은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사회자인 크리스턴 웰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개와 핵개발 지속을 배신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이고 북한과의 전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쟁이 일어났으면 수백만명이 죽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이 휴전선에 가깝고 인구가 많다는 취지로 말하다가 서울 인구를 3200만명으로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합법성을 부여해줬다"면서 김 위원장을 '폭력배'라고 언급했다. 그는 핵능력 축소에 동의한다면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유럽을 침공하기 전에 우리는 히틀러와 좋은 관계였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비꼬았다.
두 사람은 오바마 정부 시절 대북 전략인 '전략적 인내'에 대해서도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주고 받았다.
바이든은 대중국 정책에 대한 발언을 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등의 폭력배는 끌어안으면서 동맹과 친구에게는 손가락질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선개 개입 의혹에 대해 바이든은 "어떤 나라든 그게 누구든 미국 선거에 개입하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내가 당선되면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거 개입 시도에 맞서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선거 개입 문제를 오히려 바이든의 아들 헌터의 우크라이나와의 거래 의혹을 제기하는데 활용했다.
바이든 "코로나19 대응에서 미국은 암울한 겨울 맞아"두 사람은 토론 초반 첫 주제인 코로나19에 대해 충돌했다. 바이든은 "많은 이들의 죽음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은 누구든 미국의 대통령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이어 미국이 "'암울한 겨울'(dark winter)로 막 들어가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뚜렷한 계획도 없고, 내년 중반 이전에 미국인 대다수가 백신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코로나19)은 사라질 것이며 내가 말한 대로 우리는지금 모퉁이를 돌고 있다. 그것은 사라지고 있다"며 "우리는 암울한 겨울로 들어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이 "몇 주 내"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가 이를 보장할 수 있느냐는 토론회 진행자 크리스틴 웰커의 질문에 보장할 수는 없다며 연말까지는 하나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트럼프 "바이든, 러시아에서 350만달러 받아"…바이든 "외국서 한푼도 받지 않아"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캠프 자금에 대해 거론하자 바이든이 월가에서 거액을 모금했다면서 자신도 그렇게 하면 모든 모금 기록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가에서 돈을 가져가는 사람은 당신이지, 내가 아니다"라며 2016년 대선 때 민주당보다 적은 자금으로도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어 바이든의 가족이 러시아로부터 350만달러를 받았고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 헌터의 의혹을 제기하자 "나는 평생 어떤 외국에서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비밀계좌까지 갖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급진좌파 프레임 씌우며 기후변화 그린 뉴딜 공격
기후 변화 문제에서도 두 사람은 양보없이 맞섰다. 기후 변화와 화석연료 산업 문제는 핵심 경합주 유권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관한 질문을 받자 "중국을 봐라. 얼마나 더럽냐"라며 갑자기 화살을 돌린 후 "나는 환경을 사랑한다"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수정처럼 깨끗한 물과 가장 청정한 공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취임 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 데 대해선 "우리가 수조 달러를 지출해야하기 때문에 탈퇴한 것"이라면서 "그것은 우리 기업들을 망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면서 "이 남자가 4년 더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청정 기후를 위해 우리가 도입한 모든 규제를 없애버린다면 정말로 우리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청정에너지 산업의 구축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셰일 오일 채굴의 핵심인 프래킹(수압분쇄법) 사용 금지하려 한다고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 산업을 중단할 것이냐고 묻자 바이든은 "석유 산업에서 전환 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정책인 '그린뉴딜'을 옹호했다.
1차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이 민주당 급진좌파의 '그린 뉴딜'을 지지한다고 공격하자 바이든은 "그건 내 계획이 아니다"고 반박해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음소거 버튼이 차분한 진행 유도"
이날 토론은 두 후보의 진행 답변도 관심이었다. 1차 토론 당시 과열된 분위기로 최악의 토론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 체육관에서 열린 마지막 토론에서 양측은 매 사안에 대해 각각 2분간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2분간 정견 발언 시간에 상대방이 끼어들 수 없도록 음소거 장치가 도입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미 언론들은 평했다.
CNN방송은 더 실체적 논쟁이었지만 여전히 불씨와 거짓말로 가득 차 있었다고 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게임체인저'를 만드는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말실수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평가인 셈이다.
다만 토론이 격화하며 처음으로 마이크가 꺼진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NBC에 따르면 '오바마케어' 폐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길어져 마이크가 꺼지면서 발언권이 바이든 후보에게 넘어갔다. NBC는 초반엔 새로 도입된 음소거 버튼이 좀 더 차분한 토론을 유도했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외신은 소리지르는 상황이 아주 적었다고 전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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