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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비싼 몸값에 훈련조건 까다로워… 미사일 실사격 훈련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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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내륙지역 정밀타격용 타우러스

2017년 이후 한 발도 실사격 없어

슬램·이알 공대지도 상황 비슷해

링스 해상헬기용 미사일은 전무

전시 대비 재고량 충당도 어려워

실전 활용 놓고 우려 목소리 커져

세계일보

공군 타우러스 미사일이 표적에 낙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우리 군의 주요 미사일 실탄 발사 횟수가 현저히 저조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실탄 사격을 통해 미사일의 비행특성 등을 미리 익혀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실전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육·해·공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각 군에서 진행된 실사격 중 횟수가 많지 않은 기종이 상당수였다.

중부지역에서 북한 내륙지역을 정밀타격하는 타우러스(TAURUS)와 슬램-이알(SLAM-ER)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은 2017년에 각각 1발을 쏜 뒤 올해까지 실사격을 진행하지 않았다. 공대함 하푼 미사일도 마찬가지였다. 적 레이더를 파괴하는 함(HARM) 미사일은 같은 기간 실사격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공군 측은 “타우러스와 슬램-이알은 2022~2023년 실사격이 예정돼 있다. 함 미사일은 훈련탄 확보가 제한돼 실사격 훈련이 계획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손원일급·장보고급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잠대함 하푼 미사일은 2016년 1발을 쏜 이래 실사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링스 해상작전헬기에서 쓰이는 시 스쿠아 공대함미사일은 실사격 횟수가 전무했다. 하푼 대함미사일과 홍상어 대잠어뢰는 각각 3발을 쐈다.

육군 AH-1S 공격헬기에 탑재하는 토우-2 대전차미사일은 2016년부터 실사격 횟수가 ‘0’이다. 2015년부터 사격절차를 익히는 훈련으로 대체됐다. AH-64E 공격헬기에 장착되는 ‘탱크 킬러’ 헬파이어 미사일은 2017~2019년 16발을 쐈다. 올해는 다음달 중으로 6발을 쏠 예정이다. 스팅어 공대공미사일은 2017~2018년 4발만 실사격을 했다. 육군은 “스팅어는 지난해부터 비행훈련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비사격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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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의원.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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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의 주요 미사일 실사격 횟수가 적은 원인으로는 훈련 여건과 비용, 날씨 등이 지목된다. 해상에서 실사격을 하려면 주변 해역의 어선들을 소개하고 조업을 통제하는 등 적지 않은 사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격장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작지 않아 관련 협조를 받는 것도 난제다. 군 관계자는 “사전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계획되지 않은 일정에 사격훈련을 하는 것은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조치가 모두 이뤄져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실사격을 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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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슬램-이알 미사일이 표적으로 향해 날아가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군 타우러스와 슬램-이알은 한 발당 가격이 20억원에 달한다. 하푼 대함미사일은 14억원, 육군 헬파이어 미사일도 1억원이 넘는다. 미사일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전시 대비 재고량을 충족할 만큼 충분한 수량을 구매하기 어렵고, 이는 실사격 훈련 활성화를 어렵게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시뮬레이션으로도 훈련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실탄 사격을 통해 미사일의 비행특성 등을 확인해야 실전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예산 증액 등을 통한 미사일 재고량 확대와 실사격 훈련 횟수 증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적 위협에 대한 타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이 중요하다”며 “군은 충분한 실사격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미사일 등 관련 무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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