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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프란치스코 교황, 동성애 공개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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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인터뷰서 "가족 꾸릴 권리 있다"

유엔 사무총장 "매우 긍정적 움직임" 환영 의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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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 커플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동성결합법 제정을 처음으로 공개 지지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에서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동성결합법”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성애자도 주님의 자녀이며 가족이 될 권리를 가졌다”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그 누구도 쫓겨나거나 불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만든 예브게니 아피네옙스키 감독은 이번 발언의 구체적인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동성결합법은 동성 커플에게도 이성 간 결혼과 동일한 권한과 책임을 동등하게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동성결혼 합법화의 대안으로 제시됐으며 이탈리아와 스위스·체코 등 20여개 국가와 미국 일리노이·콜로라도·하와이 등 5개 주에서 이 법을 제정했다.

교황은 줄곧 동성애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왔지만 그가 동성결합법을 공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3년 즉위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였을 당시 동성 커플의 시민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즉위 후에는 동성애 문제를 두고 “선한 의지가 있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NYT는 “카메라 앞에서 나온 교황의 동성애 지지 발언은 (앞선 발언보다) 동성애를 둘러싼 논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교황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예수회의 안토니오 스파다로 목사는 교황의 발언이 “교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토머스 토빈 주교도 성명을 통해 “교황의 발언은 동성결합에 대한 가톨릭의 오랜 가르침과 명백히 모순된다”며 “교회는 객관적으로 부도덕한 관계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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