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미국 방문을 조율 중이라고 외교부가 22일 밝혔다. 강 장관의 방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3일 미 대선을 전후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강경화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방미할 예정이다”며 “일정과 의제에 대해 양측이 조율 중이다”고 밝혔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21일과 22일 두 차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현안과 글로벌 사안에 대한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 부대변인은 강 장관의 방미가 이달초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취소와 연관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양측은 여러 여건 등을 감안해서 장관의 방미를 추진하기로 했다”고만 답했다. 당초 폼페이오 장관은 쿼드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에 오는 길에 한국, 몽골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불가피한 사정’을 이유로 방한을 취소하고 일본만 방문했다.
강 장관의 방미 시점은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고려할 때, 미 대선에 임박해서 또는 대선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25~30일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 외교장관이 미 대선과 새 행정부 출범 전까지의 ‘과도기’에 전격 방미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강 장관의 방미 추진이 최근 양국이 전시작전권 전환이나 방위비 분담금 등 안보 현안을 놓고 공개적으로 입장차를 노출한 것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연례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는 ‘주한미군의 현 수준 유지’를 명시한 표현이 빠지기도 했다.
강 장관이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하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밝힌 ‘종전선언’ 구상을 비롯해 북·미 대화 재개 방안도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어 미측과 얼마나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확대 정상회담 전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난 어떤 동학개미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