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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70조원' 한·중 통화스와프… 원·위안 동조화 더 강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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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통화스와프 규모·기간 확대… "통화 동조화 인식 강해질수도"
최근 원·달러 환율 1130원대로 급락… 원화, 위안화 따라 강세 보여

한국과 중국간 통화스와프 연장계약 소식에 외환시장에서는 앞으로 원화와 위안화 사이의 동조화 현상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계약에 비해 규모와 기간이 더 확대된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의 원·위안 동조화 인식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국의 움직임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중국 인민은행과 70조원(4000억위안)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규모는 2017년 10월 체결한 64조원(3600억위안)보다 확대된 것으로, 계약기간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다.

조선비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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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장계약은 두 나라간 교역 증진, 금융시장 안정과 더불어 상대국에 진출한 기업, 금융기관의 자금수요를 안정화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통화스와프 재연장으로 원화와 위안화 동조화현상이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원화는 위안화 강세에 힘입어 덩달아 가파르게 절상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130원선까지 내려왔다. 전날 마감가는 1131.1원으로 1년 7개월 만에 최저였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던 지난 3월 19일(1285.7원)에 비하면 7개월 만에 무려 150원 넘게 내린 것이다.

최근 위안화 강세의 배경은 중국 경제 회복세와 더불어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면서 대중 관세가 철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현재 6.67위안대인 달러·위안 역외 환율이 연말쯤 6.55위안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원·위안화 동조화에 대한 인식을 한층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8% 정도로,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위안화에 반영되는 만큼 원화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단순히 재연장 뿐만 아니라 규모·기간이 모두 확대돼, 경제적 연관성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만으로는 동조화 현상이 심화된다고 말할 수 없지만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그렇게 인식할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위안화 통화스와프 규모가 늘어나고 기간이 확대된 점이 중국과 경제동맹을 강화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이 통화스와프 규모, 기간을 확대해서 연장하기로 한 결정의 주된 배경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정책의 일환이라는 취지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 중국에 대한 무역 공세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 등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이 미국의 정치·경제계에 어떻게 해석될 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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