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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행복할 줄 알았는데"…라면형제 동생 장례식장엔 '안타까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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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8시쯤 인천 연수구 소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 빈소 차려져

숨진 동생의 담임교사 첫 조문…뒤이어 허종식 의원도

뉴스1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난 화재로 중상을 입은 '인천 초등생 형제'의 동생이 21일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사고 발생 37일만이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8분쯤 '인천 초등생 형제'의 동생이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사진은 이날 숨진 동생의 빈소가 차려질 인천시 연수구 소재 적십자 병원 장례식장. 2020.10.21/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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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새집으로 이사가서 행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21일 오후 8시 인천 연수구 한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는 어머니 없이 끼니를 해결하려다 발생한 불로 중상을 입어 치료 37일만에 끝내 숨을 거둔 A군(8)의 빈소가 차려졌다. '인천 초등생 형제' '라면 형제'로 알려진 형제 동생의 빈소다.

A군의 빈소에는 어머니가 함께할 순 없었다. A군이 숨지면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늘 함께였던 형 B군(10)도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야 해 동생의 마지막을 지킬 수는 없었다. 빈소에는 작은할아버지, 이모, 삼촌이 대신해 자리를 지켰다.

빈소에는 인천시와 학산나눔재단 관계자들도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빈소는 8살 너무도 어린 나이에 아프게 삶을 마감한 아이의 마지막 자리인 터라 안타까움이 더했다.

이날 오후 8시쯤 A군의 담임교사가 첫 조문했다. 이어 오후 9시께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인천 동미추홀갑) 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A군의 작은할아버지와 이모, 삼촌은 허 의원에게 "좋은 데로 아이를 보냈으면 좋겠다" "조용하게 장례를 치렀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뉴스1

21일 오후 9시 인천시 연수구 소재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A군(8)의 빈소에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문했다. 라면형제로 알려진 형제 중 21일 숨진 동생의 빈소다. 허 의원은 조문 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2020.10.21/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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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의원은 조문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군이 숨지기 5일 전 형제의 어머니를 면담하면서 전해들은 형제의 근황, 20일~21일 A군의 위독했던 상황 등을 전했다.

허 의원은 "A군의 어머니로부터 '동생은 추석 연휴 지나고 의식을 회복한 뒤 엄마도 알아보고 (유독가스를 많이 흡입해 가느다란 목소리로) '엄마'라고 부르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형도 뛰어다니지만 못할 뿐이지, 팔 붕대는 벗었고 웃고 밥도 잘 먹어 이 정도면 아이들이 잘 회복해 새로운 집에서 아이들과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어머니의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는 직장을 걱정하면서 (직장만 잘 구한다면) 직장을 다니면서 애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러던 와중에 동생이 잘못돼 엄마 상태가 말이 아니다"고 전했다.

또 "형도 지금쯤 동생이 숨진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늘 함께였고 병원에서도 한 병실을 쓰면서 각별했던 형제였는데, 형도 굉장히 마음 아플 것으로 생각된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허 의원은 "전날 2번의 구토를 하고 숨쉬기 힘들어하다가, 오늘 오전 다시 호흡곤란 와서 급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했는데, 호흡이 여전히 어려웠다고 한다"면서 "심폐소생술을 2시간30분에 걸쳐 했는데 결국 숨졌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어머니는 나쁜 엄마가 아니고, 홀로 아이들을 어렵게 키우면서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많이 있었다"면서 "위기 가정은 사회가 책임져야 할 때라는 것을 공감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군은 이날 오후 3시38분쯤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A군은 전날 저녁부터 호흡이 불안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동생의 상태가 계속해서 좋지 않자 이날 오전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이어갔다.

그러나 A군은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2시간30여분에 걸쳐 심폐소생술 등 처치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A군은 형과 함께 지난달 14일 화재로 중상을 입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후 사고 발생 사흘만인 9월17일 잠시 의식을 차리고 회복해 호전되는 듯 했다가 다시 의식불명에 빠졌다.

추석 연휴엔 형제 모두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형제의 어머니는 첫째의 상태에 대해서는 "의식이 또렷하고 대화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둘째에 대해서는 "의식은 회복됐으나, 고갯짓만 가능한 정도"라면서 "몸이 굳어서 한쪽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사고는 지난달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인 4층짜리 건물 2층에 위치한 10살과 8살 된 형제의 집에서 발생했다.

당시 형제가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위치를 말하지 못한 탓에 소방대원들은 위치추적을 통해 현장을 찾아야 했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형은 전신에 40%, 동생은 5%가량 화상을 입은 뒤였다. 조사 결과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 단둘이 끼니를 해결하려다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형은 현재 상태가 호전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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