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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품질문제 골치 아픈 현대∙기아차, 조직쇄신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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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 회복이 기대됐던 현대자동차는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비용으로 적자가 불가피하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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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품질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조직 쇄신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착수한다. 지난 19일 세타2 엔진 결함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400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한 뒤 이뤄지는 후속 조치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품질정보 조직과 문제개선 조직을 통합하는 등 품질 문제와 관련한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우선 그동안 제기된 품질 불만 사례를 데이터화 한다. 과거 사례와 수시로 발생하는 각종 불만 사례를 분석해 통합된 품질관리 시스템에 통계화 하겠다는 것이다.



품질문제 데이터화 하고 부문간 경계 허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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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또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텔레매틱스 서비스나 차량 내 센서를 활용해 비정상적인 신호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세타2 GDi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 엔진 진동 감지 시스템(KSDS)을 적용하는 것도 이 같은 방침의 일환이다.

부서간 협력 체계도 강화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부서 내에서 정보를 독점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관행을 버린다. 차량을 개발한 연구소부터 판매 후 차량 정비를 담당하는 서비스 부문까지 경계를 허문다. 의사결정 과정도 간소화한다.



“품질 문제가 이익 갉아먹는 게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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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2 GDi 엔진.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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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올해 초 시장품질 개선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더 뉴 그랜저의 엔진오일이 새는 문제, 코나 일렉트릭 화재 등 품질 문제가 계속 발생해 왔다. 더구나 현대차의 경우 올해 3분기엔 모처럼 1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기대됐는데 2조3000억원의 충당금 반영으로 적자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6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대∙기아차는 2015년부터 5회에 걸쳐 품질 이슈가 발생했다”며 “품질 관련 우발적 이익 훼손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면서 장기 실적의 지속 가능성 역시 의문시 된다”고 밝혔다. 이어 “품질관련 비용의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며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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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출시한 현대차의 소형 SUV 더 뉴 코나.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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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연구원은 또 “이번 판매보증비용 반영은 세타2 엔진 뿐 아니라 감마∙누우∙세타 MPI 엔진까지 확대 적용했다”며 “글로벌 판매가 이뤄진 누우∙감마 엔진의 경우 장기적 불확실성 요인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기차·UAM 등 천명한 만큼 선제적으로 결함 방지해야”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도 “선제적 비용 반영에 따라 올해 실적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북미를 제외한 시장에서의 품질 이슈 가능성, 여전히 미국 검찰의 리콜 적정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은 간과할 수 없는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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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등 미래 핵심사업의 비전을 담은 전시물을 공개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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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연구원은 이어 “현대∙기아차는 전기차∙수소전기차∙자율주행∙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차세대 기술 선두 주자를 천명했다”며 “선제적 품질비용 반영이 아닌 선제적 결함 방지책을 수립해 근본적인 품질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제조업 특성상 품질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에 발생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로 고객 만족에 힘쓰겠다”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현대·기아차의 신속한 대응을 높이 평가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취임사에서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활동은 고객 중심이 돼야 한다”며 “고객 행복의 첫걸음은 완벽한 품질을 통해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며 품질을 강조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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