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공장 (이투데이DB) |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21일 SK하이닉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64% 하락한 8만3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 마감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인텔의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SSD, 낸드 플래시 메모리, 웨이퍼)를 약 10조3000억 원(9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베팅은 회사의 약점으로 꼽히던 낸드 메모리 부문의 경쟁력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평가되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간의 온도 차는 뚜렷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는 전날 1014억 원어치에 이어 651억 원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전날(1000억 원)에 이어 이날도 922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날 주가 하락과 외국인 매도세 원인으로 '비싼 인수가격'과 인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지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텔로부터 비싼 가격에 주고 사 왔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라면서 "낸드 사업을 기존에 잘하던 기업이 아니라 사실상 (낸드) 업계 꼴찌였는데, 경쟁업체 사업부 사들여서 잘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인수 결정이 낸드플래스 부문에서의 큰 폭의 경쟁력 강화 및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신용도에 다소 긍정적이라고 밝히면서도 "낸드 플래시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고려할 때, 인수 이후 통합과정과 수익성 관리에 대한 다소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0조 원이 넘는 인수 가격 탓에 현금성 자산을 모두 쏟아붓고, 대규모 차입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잘하던 본업에 대한 투자까지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10조 원이라는 현금은 부담되는 수준이므로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의 빌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내년 시장 컨센서스 기준 동사의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는 18조5000억 원이고, 연평균 13조 원의 자본적지출(CAPEX)와 1조 원의 배당금을 집행한다고 가정하면 잉여현금흐름(FCF)은 4조 원이며 모자라는 부분은 차입을 통해 해결할 예정이므로 당분간 설비투자는 보수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SK하이닉스의 주가 부진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하는 바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디램 사업에 필요한 설비투자를 미뤄가면서까지 설비투자를 보수적으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 경쟁사가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인텔의 낸드 다롄 생산시설과 낸드 관련 지식재산(IP),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술 경쟁력 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 낸드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낸드 시장 내 경쟁사 이탈로 중장기적인 낸드 시장 안정화 효과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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