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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숨진 교사에 레지농 도뇌르 훈장 수여한다 [프랑스 테러 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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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프랑스 정부가 무함마드의 만평을 수업교재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교사 사뮈엘 파티에게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장례식은 21일 저녁(현지시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국장으로 거행되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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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콩플랑 생토노린 거리에서 수천여명이 사뮈엘 파티 교사를 추모하는 침묵의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콩플랑 생토노린|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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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장 미셸 블랑케 교육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숨진 교사 파티에게 레지옹 도뇌르를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지롱 도뇌르 훈장은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전쟁에서 공적을 세운 군인들에게 수여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현재는 정치·경제·문화·종교·학술·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준다. 프랑스 정부에서 수여하는 가장 최고단계의 영예에 속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숨진 교사의 가족들과 함께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도 이날 공개 편지를 통해 사뮈엘 파티의 죽음을 애도했다. 프랑스 의회는 개회 전 1분동안 묵념의 시간을 가졌고, 이날 저녁에는 파티가 근무한 학교 그처 콩플랑 생토노린 근처 거리에선 고인을 추모하는 침묵의 행진에 수천명이 참여했다.

프랑스 정부와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규정하고, 전방위 수사와 행정제재를 진행하고 있다. 대테러검찰청은 온라인에서 파티의 해고운동을 주도하고, 그의 신상을 공개한 학부모와 범인이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주고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 학부모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티를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과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검찰은 이 학부모와 범인에게 돈을 받고 해당 교사가 누구인지 지목한 학생 등 7명을 기소대상에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설립자 이름을 딴 이슬람 단체 셰이크 야신이 이번 테러에 “직접 연루됐다”며 단체 해산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대표는 현재 이번 살인사건과 관련해 구금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슬람 커뮤니티를 좀 더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협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티를 살해한 범인은 18세 체첸계 출신 난민 남성으로 확인됐다. 파리의 러시아 대사관은 “범인은 12년동안 프랑스에서 살았다”며 “이번 범죄는 러시아와 상관 없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두고 “야만적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또 파리 북동부 팡탱에 위치한 유명 이슬람 사원에 오는 21일부터 6개월동안 폐쇄명령을 내렸다. 이 사원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페이스북에 학부모가 파티를 해고해야한다며 올린 동영상을 공유했다. 사원 측은 영상을 삭제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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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가 20일(현지시간) 14년만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다시 게재한다고 밝혔다. 렉스프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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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계기로 표현의 자유가 다시 화두가 되면서,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렉스(L‘Express)는 20일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다시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이날 온라인에 “렉스프레스가 무함마드의 만평을 다시 출판하는 이유”라는 제목과 함께 “14년만에 무함마드의 만평을 다시 싣기로 결정했다”는 글을 실었다. 렉스프레스는 “사뮈엘 파티는 공화국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했다. 그것은 바로 가르치는 일”이라며 “부모의 정치적 이념이나 다른 문화적, 관습에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시민교육이고, 파티는 이 필수적인 임무를 완수하고 참수당했다”고 밝혔다. 렉스프레스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증오와 협박 속에서도 우리는 만평을 다시 출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렉스프레스는 샤를리 에브도가 게재해 논란이 됐던 무함마드 풍자 만평 등 6컷의 그림을 게재했다.

이슬람에서는 무함마드를 어떤 식으로든 풍자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다. 논란이 된 만평 중에는 무함마드를 벌거벗은 모습으로 그린 것도 있다. 프랑스 정부가 이번 사건을 이유로 지나치게 이슬람 커뮤니티를 압박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로뉴스는 20일 “정부가 해산을 추진중인 이슬람 단체 CCIF(이슬람혐오 반대 지원단체·The Collective against Islamophobia in France)와 바라카시티(BarakaCity ) 등은 이번 테러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고, 정부를 상대로 법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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