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의료진 100명 투입'…머리 붙은 채 태어난 파키스탄 샴쌍둥이, 英서 분리수술 성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두개골이 붙은 채 태어난 파키스탄의 샴쌍둥이 자매가 지난해 2월 영국 런던에서 성공적으로 분리 수술을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갔다.

19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머리유합쌍둥이‘ 자매 사파와 마르와 비비는 지난해 2월부터 4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총 50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들 자매는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최악의 경우 수술 뒤 한 명은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 자매의 가족과 의료진은 고심 끝에 더 약한 마르와에게 혈관을 이식했다. 수술 후 사파는 뇌졸중을 일으켰고 뇌에 영구 손상을 입어 영영 걷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수술을 집도한 질라니 박사는 “이건 내가 의사로서 내린 결정”이라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계속 안고 가야 할 결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생후 만3년6개월인 자매는 수술 후 정기적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며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했다. 자매의 어머니 자이나브 비비는 “딸들은 아주 잘 지내며 둘 다 곧 걷기 시작할 것”이라며 자매의 건강이 많이 호전됨을 알렸다. 하지만 두 자매 모두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에는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GOSH)의 의료진 100명이 투입됐다. 의료진은 좀 더 일찍 분리 수술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자매의 가족은 100만 파운드(약 14억7000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용을 쉽게 구할 수 없었다. 결국 파키스탄 사업가 무르타자 라카니가 해당 비용을 대신 내주며 자매는 겨우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한편 머리가 붙어서 태어나는 ‘머리유합쌍둥이’는 매우 드문 경우로 대부분 유년기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비비 자매의 사례는 기적 같은 일이라 평가된다.

경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bona@segye.com

사진=BBC 캡처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