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벨레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올림픽 선발전처럼 가혹”
"지나치게 부정적 묘사, 短見 " 지적도
DW는 K팝 아이돌 연습생 육성 시스템을 비판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키워진 가수들을 일상이 통제받고, 각종 권리를 제한받는 피억압자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했다.
최근 빌보드 등 각종 글로벌 음악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 블랙핑크. 지난 2019년 미국 2월 미국 LA에서 쇼케이스를 할 때의 모습이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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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는 18일(현지시각)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를 밀착취재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미국 대중음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블랙핑크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가 넷플릭스에 의해 제작돼 전파를 탔다고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기사의 상당부분은 K팝 아이돌 육성 체계를 비판하고 있다.
기사는 “블랙핑크 멤버 네명은 섬세한 안무와 완벽히 만들어진 비트를 보여주는데, 이는 장기적으로는 좀 단조로울지 몰라도 이런 공식은 성공하고 있고 음악은 팔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6년 데뷔를 앞두고 소속사는 여러 명의 연습생들에게 하루 14시간씩 연습을 시켰다”며 “마치 올림픽에 나갈 선수를 선발하는 양 가혹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런 훈련 방식이 K팝이 인기를 얻는 한 요인이 됐다”고 했다.
기사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는 데뷔를 꿈꾸며 도전했다가 낙오한 경쟁자들에 시선을 두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10대들이 아이돌 스타로 성공을 꿈꾸며 친구와 가족을 뒤로 하고 아카데미로 몰려들지만 재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낙오하면서 실패자라는 오명을 얻는다”고도 했다.
기사는 “다큐멘터리가 블랙핑크를 표면적으로만 다룬 것은 넷플릭스와 이들의 소속사와의 업무관계 때문”이라면서 “성공으로 향하는 여정에서의 어두운 이면은 어떤 추문도 용납되지 않는 K팝 스타들의 말끔한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일정기간 연애가 금지되는 행동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블랙핑크 멤버들에게 그들의 히트곡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도 했다.
DW의 기사에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K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계에 대한 깊지 않은 시선과 편협한 시각도 느껴진다. 가령 ‘K팝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는 제목 아래 “2012년 발표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K팝 현상의 유쾌한 관문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강남스타일때처럼) 재미에 집중하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K팝계의 법칙이 아니다”라고 했다. 노래가 강남스타일처럼 코믹하지 않은게 마치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말한 것이다.
또 “논쟁적인 이슈가 발생할때는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는게 오랫동안 먹혀들었던 방법”이었다며 “이 때문에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흑인차별 반대 운동인 ‘흑인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이 얼마나 하기 어려운 일이었는지 한국 언론들은 처음에 알지 못했다”고도 했다.
기사 말미에는 지난해 한국 연예계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들을 뭉뚱그린 사진뉴스를 곁들이면서 ‘K팝:추문과 비극의 2019년’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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