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유권자 2016년 비교해 5161만명 증가,
우편은 바이든 유리, 현장투표 트럼프 앞서
라스무센 "트럼프 2016년 지지층 결집 재현,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이기면 재선 가능"
WP "노스캐롤라이나 흑인 기록적 사전투표"
오바마, 펜실베이니아 흑인 밀집지역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네바다주 카슨시티 유세에서 청중을 향해 고함치고 있다. 네바다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2.4%포인트 차로 승리한 곳으로 현재는 조 바이든 후보가 5.2%포인트 앞서가고 있다.[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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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보름 남겨놓은 19일(현지시간) 양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며 대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주는 6개 주요 경합주 중 선거인단 숫자가 각각 20명, 29명으로 가장 많다.
혼전 양상은 선거 막판 양 진영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예상 투표율이 올라가는 현상과 함께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 투표를 하겠다며 등록한 유권자는 2016년 1억 5759만명에서 이번 대선은 2억 920만명으로 5161만명(33%) 늘었다.
이중 바이든에 유리한 우편투표 신청자가 4년 전 5720만명→8530만명으로 2810만명 늘었지만, 트럼프가 앞설 것으로 예측된 현장투표 의향자 역시 2351만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선 투표율도 2016년(55%) 수준을 훌쩍 넘어 65% 안팎까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우선 나타난 현상은 접전지에서 격차 축소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6대 경합주 여론조사 평균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닷새 전과 비교해 플로리다에선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 3.5%포인트를 1.4%포인트로,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7.3%포인트를 3.8%포인트로 각각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주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2016년 대선 결과에 가장 근접하게 예상했던 여론조사 전문가 스콧 라스무센은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막판 격전지에서 공화당 지지층이 높은 투표율을 보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물론 펜실베이니아까지 차지하며 재선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유세에서 청중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3.7%포인트 승리한 곳이지만 2020년 대선 D-15일 현재 바이든 후보가 2.7%포인트 앞서며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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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민주당에 유리한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경합주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흑인 유권자층이 2008년 사상 첫 흑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탄생시켰을 때보다 더 많은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사전 투표를 시작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투표 첫날 흑인 비율은 4년 전(23%)보다 훨씬 많은 30%에 달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6대 격전지에서 이 같은 사전 투표를 포함한 우편·부재자투표 신청자는 2016년에 비해 급증했다.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4년 전 29만명에 불과했으나 19일 현재 272만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위스콘신도 740% 급증했고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54.3%, 미시간 115%, 플로리다 68.2%, 애리조나 23.9% 등으로 각각 증가했다.
우편투표 급증은 바이든에게 청신호다. 트럼프에 유리한 해석을 해온 라스무센조차 "트럼프가 현장투표에선 15%포인트 앞서겠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우편투표의 경우 바이든이 50%포인트 앞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미국 정치학) 교수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대한 거부감으로 아예 투표를 포기했던 흑인을 포함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대거 투표에 나선 만큼 바이든이 아직은 유리한 상황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1일부터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펜실베이니아의 흑인 밀집 거주지역과 노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플로리다 유세에 나선 것도 막판 트럼프 지지층의 결집을 차단하고 승기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바이든 캠프 진영이 "마치 우리가 트럼프를 추격하는 것처럼 마지막까지 선거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스무센은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의 지지 열기를 재현한다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에서 0.2%~1%포인트 안팎의 초접전이 벌어질 수 있다"며 "두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격차가 적고, 우편투표 개표가 지연되면 추수감사절(11월 26일) 이후까지도 승자를 모르는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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