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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외교부, 여권 발급때 내는 `기여금` 목표보다 더 걷고도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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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태영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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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사실상 세금의 성격을 띄고 있는 '국제교류기여금'을 매년 계획보다 많이 걷어놓고 국민들에게 돌려주긴 커녕 목표액을 계속 높이기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쌓아둔 국제교류기여금 적립액은 올해 8월 기준 1717억원에 달한다. 국제교류기여금이란 외교부가 여권을 발급할 때 걷는 수수료 중 하나다. 명목은 한국을 해외에 알리는데 기여해 달라는 것이지만 여권을 받기 위해선 무조건 내야해 사실상 준조세의 성격을 갖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유효기간 10년의 일반 여권을 받기 위해선 1만 5000원을 기여금으로 내야 한다. 유효기간 5년 여권은 1만 2000원, 단수 여권은 5000원을 각각 기여금으로 내야 받을 수 있다. 태 의원은 "말이 모금이지 사실상 우리 국민들로부터 여권 1건당(10년 기준) 1만 5000원씩 강제로 징수를 해서 걷은 돈"이라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적립금이 1717억원이나 쌓인 건 2015년부터 국제교류기여금이 목표보다 훨씬 많이 모금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2015년 국제교류기여금을 394억원 걷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모금된 금액은 478억원으로 훨씬 많았다. 2016년에도 목표액은 448억원으로 잡았지만 실제 걷힌 금액은 이보다 69억원 많은 517억원에 달했다. 2017년 역시 실제 모금액은 649억원으로 목표액(550억원)보다 99억원 많았고 2018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한국교류재단은 모금액이 매번 많이 걷히자 지난해에는 목표치를 61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지난해 실제 걷힌 모금액은 594억원으로 목표치 대비 낮아졌다. 그러나 한국교류재단은 올해 목표치를 656억원으로 또다시 상향 조정했다. 태 의원은 "기여금이 목표 대비 수십억원에서 100억원 가까이 더 많이 걷혔으면 금액을 줄이거나 국민에게 돌려줬어야 한다"며 "그러진 못할 망정 더 걷어보겠다고 계획액을 656억원으로 높인 건 정부의 안이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공공외교를 명분으로 내세워 이같은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돈을 걷는 나라도 한국이 유일하다는 게 태 의원의 설명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해외에도 우리의 국제교류기여금 같이 여권을 통해 모금을 하는 사례가 있냐'는 태 의원의 질문에 "현재까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답변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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