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스와 토이저러스에 이어 올해 딘앤델루카, 니만마커스 등 미국 유통업을 대표하는 굵직한 기업들이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는 2025년까지 약 10만 개 매장의 폐업을 예상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거의 모든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모든 길은 온라인으로 통한 것이다. 정녕 오프라인은 죽은 것일까.
저자는 그러나 “오프라인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힘줘 말한다. 팬데믹 위기에도, 트렌드 변화에도 여전히 고객을 끌어모으는 탁월한 오프라인 기업들은 존재한다는 얘기다. 과연 어떻게 생존하고, 그 생명력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리:스토어’다. 이 용어는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고객 경험 극대화 전략을 뜻한다. 리테일 테라피, 유쾌한 리테일, 공간 재창조, 피지털 같은 조금은 생소한 키워드 8개가 오프라인 생존을 보장하는 전략들이다.
저자가 오프라인에 희망을 거는 것은 실제 글로벌 기업의 매출 80%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이 중요한 채널이자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저자는 3가지로 요약한다.
우선,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마주할 때 편안해지고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서비스를 경험할 때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생긴다. 아모레성수가 삭막한 도심에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워 일탈감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다이슨이 매장을 아예 쇼룸화해 체험 공간을 제공한 것은 이 같은 인간 본성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둘째, 젊은 소비층은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Kerney)에 따르면 Z세대 중 81%가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한다. 젊은 소비층일수록 매장에서 느끼는 실재감에 대한 니즈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이유는 매장의 ‘사회적 교류’다. 특히 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도슨트(미술 전시를 설명하는 안내인)형 직원들과의 교류는 오프라인을 찾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 중 ‘리테일 랩’은 IBM 왓슨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토이, 가정에서도 손쉽게 식물을 재배하는 스마트가든 등 호기심과 실용성을 갖춘 IT 체험형 매장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확장이 가능하고 공간 대여를 통한 수익 창출도 할 수 있다.
이제 새벽배송, 로켓배송 등에 익숙한 50, 60대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에 끌어오는 것은 기업의 시급한 과제가 됐다. ‘피지털(피지컬+디지털) 전략’은 온라인의 편의성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하는 방법이다.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에게 어울리는 향수나 화장품을 추천해주는가 하면, 피팅룸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수선이 필요한 부분을 바로 확인하도록 만들었다.
이전 세대와 달라진 MZ세대(1980년~2000년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가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것은 ‘디지털 디톡스’라는 매력적인 경험 때문이다. ‘리테일 테라피’는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전략인 셈이다.
체크인 시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요가와 필라테스 등을 즐기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인터넷 서비스 없이 오롯이 자연에서 글램핑을 즐기는 트리본즈 리조트 등이 이를 잘 적용한 사례들이다.
저자는 “지금이 어렵다고 1년 뒤만 바라보고 미래를 계획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오프라인 기업들은 재창업한다는 마음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재적소에 제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스토어=황지영 지음. 인플루엔셜 펴냄. 288쪽/1만6800원.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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