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10년 전 엄마를 버리고 제주도를 도망치듯 나온 둘째 딸이 남편과 함께 다시 제주를 찾았다.
저자는 엄마 '복희 씨'와 남편이자 그림 작가인 '박조건형'과 제주에서 40일간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제주 이야기를 담은 책은 많지만, 이 책은 제주에 사는 복희 씨를 통해 우리 엄마, 우리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
그는 글로 제주의 따스한 햇볕과 시원하고도 서늘한 바람, 으스스한 추위까지 스미어 마치 인생의 희로애락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한다. 여기에 수채화로 표현한 박 작가의 제주 풍경이 더해져 여행의 깊이가 더욱 깊어진다.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파란 바다와 탁 트인 오름, 만만치 않지만 훈훈함이 묻어나는 한라산 등반길 등의 풍경은 이들 셋과 함께 제주를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독자는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가족간에도 지켜야 할 예의와 태도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도록 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해도 나 아닌 다른 존재와 함께 지내기는 쉽지 않다.
잠깐의 여행이 아닌 한 달이 넘는 '살이'라면 더욱 그렇다. 함께해서 기쁘지만 함께라서 피곤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에게 여과 없이 불쾌한 감정을 툭툭 내뱉기 십상이다.
그 이야기를 하나둘 접하다 보면 엄마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나 미안함, 애잔함 등의 감정이 되살아날 것이다.
◇ 제주 사는 우리 엄마 복희 씨 / 김비 지음 / 박조건형 그림 / 김영사 펴냄 / 1만3800원
seulbin@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