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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철거냐 존치냐” 청남대 전두환·노태우 동상 토론회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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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찬성 "독재자 업적 미화…동상 없애야"

반대측 "동상 남겨 역사 교육의 장 활용해야"

충북도의회, 추가 회의 거쳐 여론조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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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전두환대통령길'에 자리한 전 전 대통령의 동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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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우를 박탈당한 전직 대통령의 동상은 없애야 한다.” “잘못된 역사를 기록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 청남대 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놓고 마련한 토론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충북도의회는 14일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충청북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 제정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상식 충북도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한 이 조례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의 기념관과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전시 등 기념사업을 중단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조례가 제정될 경우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은 철거할 수 있다.

그동안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에 앞장서 온 충북 5·18단체는 “학살과 부정축재를 일삼은 범죄자의 동상을 버젓이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지성 충북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공동대표는 “동상은 독재자의 업적을 미화할 수 있고, 학살을 저지른 인물을 다른 대통령과 똑같이 예우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국민 정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청남대를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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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 제정 관련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충북도의회는 청남대 안에 위치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에 대한 각층의 여론을 듣기 위해 토론회를 마련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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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나선 이혜정 청주YWCA 사무처장은 “청남대는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공적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사회가 지향하는 역사적 가치를 익히게 된다”며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전직 대통령 동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을 경우 피해자들에게 아픔이 될 수 있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청남대가 있는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주민은 철거 반대를 주장했다. 배동석 문의면연합번영회장은 “군부정권의 상징인 청남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민에게 돌려주면서 충북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됐다”며 “나쁜 역사도 역사인 점을 고려하면 동상을 철거하지 않고도 역사를 교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슬기롭게 풀어야 한다”고 했다.

박걸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청남대에 동상을 건립한 것은 그를 기억하자는 것이지, 기념하자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철거보다는 동상에 부착된 설명판에 헌정질서를 파괴한 사실 등을 명기하는 방법으로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청남대는 대통령 일상을 보여주는 곳으로 부수적 전시물인 동상을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재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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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노태우대통령길'에 자리한 노태우 전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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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는 토론회 이후 상임위원회 회의를 거쳐 여론조사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남쪽의 청와대’란 뜻의 대통령 옛 별장인 청남대는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조성됐다. 역대 대통령 6명이 89차례에 걸쳐 472일 동안 이곳에서 머물렀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충북도로 관리권을 넘기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도는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 유품, 사진, 역사 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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