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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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사전에 두 사모펀드의 부실이나 불법행위를 인지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권의 압력으로 때를 놓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감에서 사모펀드 사태로 포문을 연 건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윤 의원은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의 공통점은 청와대 인사가 관여돼서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옵티머스 펀드에 관여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 행정관 이모 변호사가 최근 금감원 감찰에 투입됐는지도 물었다. 또 이 감찰이 금감원에 압박으로 작용했는지도 따졌다. 이에 대해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 전 행정관은 금감원 감찰에 나오지 않은 걸로 확인했고 (청와대가 부담을 줬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옵티머스 관련 민원이 7차례 접수됐는데 민원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라임 사태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 52곳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를 부실 징후가 있는 운용사로 분류했지만 즉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원장은 이에 대해 “사모펀드 수가 워낙 많아 들여다보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답했다. 앞서 금감원은 옵티머스 관련 민원 접수에 대해 “접수된 건 사실이지만 김재현 대표의 배임 등 당시 옵티머스의 내부 경영권 분쟁에 대한 부분은 검찰에 고소됐지만 각하됐다”며 “또 민원내용 만으로 펀드의 사기 행위를 인지하기엔 부족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 수뇌부와 금감원이 관계가 있는지 따져 물었다. 성 의원은 윤 원장에게 “(옵티머스 고문으로 있었던) 이헌재 전 부총리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만나거나 전화한 적 있느냐”고 물었고, 윤 원장은 “없다”고 답했다.
성 의원은 이어 “52곳 자산운용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실태점검을 했는데, 이후 올해 2~5월에만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를 2,300억원치 팔았다”며 “실태점검 중에도 엄청 팔린 것에 대해서는 금감원도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윤 원장은 “(관련해) 살피지 못한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도 “옵티머스 사태의 본질이 사전에 사기라는 걸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금감원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동조 내지 방조를 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에 대해 “금융당국과의 유착을 도운 인물로 의심받고 있다”며 증인 신청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의 자본금 미달에 대한 조치를 두고 금감원이 시간을 끌며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본금 부족에 대한 검사를 끝낸 날로부터 이에 대한 시정조치 유예를 결정하기까지 총 112일이 걸렸다.
유 의원은 “옵티머스가 과거 금감원 고위층에게 로비한 정황이 알려진 데 이어, 실제 금감원이 옵티머스에 (조치까지) 과도한 기간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 사태에 여권 인사 및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연루돼 있다는 내용이 담긴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을 봤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문건을 100% 부정하긴 어렵지만, 문건이 약간 조작돼 있다고 느껴져 진실성이 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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