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군대 다녀온 나는 비양심적이란 말이냐·임신중단에 대한 권리
기본소득, 공유, 21세기 민주주의, 동물의 권리, 트랜스휴머니즘, 대안 화폐, 포퓰리즘, 탈성장, 페미니즘, 플랫폼 자본주의.
이 10가지 개념은 주로 시민운동가와 활동가들의 논쟁에서만 다뤄져 왔지만, 이들 개념이 이끄는 정치·경제적 실천은 점차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빨라지는 '뉴노멀' 시대에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최근 뉴스들에서도 이들 개념을 종종 볼 수 있다.
국내서도 용혜인 의원이 기본소득당 소속으로 21대 국회의원이 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 의제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수업이 일상화되면서 배달 서비스가 급성장하는 등 플랫폼 자본주의의 승리도 목격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 10가지 개념은 분리되지 않고 서로 관계를 유지한다고 설명한다. 필리프 비옹뒤리는 프랑스 인터넷신문 뤼89를 거쳐 시사전문 격월간지 소시알테르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레미 노용은 뤼89 출신으로 프랑스 시사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문예출판사. 296쪽. 1만5천800원.
▲ 그럼 군대 다녀온 나는 비양심적이란 말이냐 = 최성호 지음.
헌법재판소가 2018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 복무를 통해 합법적으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 '병역을 이행하는 것은 비양심적인가'라는 병역 이행자들의 불만이 나온 바 있다.
경희대 철학과 최성호 교수는 이 책에서 이런 불만을 철학적 통찰을 통해 심도 있게 논하고자 한다.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 논란을 충실히 논의하기 위해서는 양심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제의 핵심에는 양심 개념을 둘러싼 개념적 혼란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는 상식적인 양심 개념은 무엇이고, 사법부가 분석한 양심 개념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 사이의 관계는 무엇인지 등을 조명한다.
저자는 병역 이행자의 불만이 상식적인 양심 개념에서는 타당하지만, 헌법재판소의 법적 양심 개념에서는 부당하다는 사실을 논증한다.
이학사. 242쪽. 1만5천원.
▲ 임산중단에 대한 권리 = 박이대승 지음.
최근 정부가 현행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되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는 처벌하지 않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낙태죄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정부의 입법예고는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는 임부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속 조치다.
저자는 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여성 자기 결정권을 인정해 임신중단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태아의 생명권' 개념을 유지함으로써 적지 않은 모순과 비합리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임신중단에 대한 권리와 태아의 생명권을 동시에 인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함을 분명히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의 목표 중 하나는 임신중단에 대한 권리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월의봄. 136쪽. 1만1천원.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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