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항 덮죽집 사장 인스타그램)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경북 포항 덮죽집의 레시피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덮죽덮죽’ 측이 공식사과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철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또다시 ‘미투(me too) 메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일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포항의 덮죽집 사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다른 지역에 덮죽집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뺏어가지 말아주세요 제발”이라며 “수개월의 제 고민. 수개월의 제 노력. 그리고 백종원 선생님의 칭찬. 골목식당에 누가 되지 않길 바라며 보낸 3개월 동안 포항 골목식당 출연 ‘THE신촌’s 덮죽‘은 서울 강남과 그 외 지역의 어떤 업체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덮죽은 밥 위에 건더기를 얹는 덮밥에서 착안해 밥 대신 죽을 활용한 메뉴로 포항 식당 주인이 직접 개발한 메뉴로 소개됐다. 그러나 방송 이후 해당 메뉴의 모양과 이름이 유사한 덮죽을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나와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논란이 일자 ‘덮죽덮죽’ 이상준 대표는 “본사의 덮죽 프랜차이즈 진행 과정에 있어 ‘메뉴명 표절’ 및 ‘방송 관련 오인할 수 있는 문구’를 표기했다”며 “수개월의 연구와 노력을 통해 덮죽을 개발하신 포항의 신촌’s덮죽 대표님께 너무 큰 상처를 드렸다.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덮죽덮죽‘ 브랜드는 금일부로 모든 프랜차이즈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사한 피해 사례를 주장하는 업체가 등장하는 등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사진=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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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포항의 덮죽집과 같은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템이 인기를 얻으면 비슷한 가게들이 줄지어 창업한다. 이 과정에서 원조는 사라지고 미투 가게들이 활개를 친다.
그럼에도 음식 조리법은 창작물의 결과가 아니라 창작 전 단계인 아이디어로 보기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이에 외식업계에서는 ‘뜬다’ 싶으면 순식간에 해당 아이템을 콘셉트로 한 프랜차이즈가 쏟아진다.
지난해 여름 인기를 모았던 ‘흑당 버블티’는 2018년 9월 서울 신사동에 대만 음료 브랜드 ‘더앨리’가 첫 오픈하면서 열풍이 시작됐다. 하지만 비슷한 아이템으로 수많은 브랜드가 한국에 론칭했고, 거의 모든 커피·티 프랜차이즈에서 신메뉴로 내놓기 시작했다.
이뿐인가. 2년 전부터 얼얼하고 매운맛의 향신료인 ‘마라’가 유행하기 시작한 후 트렌드에 민감한 상권을 중심으로 개인업체가 빠르게 늘어났고, 지금은 전국 곳곳해서 마라 전문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외식업계는 미투 창업이 끊이지 않고 있고, 복붙 메뉴 트렌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둔감한 편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허술한 법망에 있다. 이른바 먹튀, 보고 베끼기 등이 비일비재하자 업계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직영점 의무화와 운영기간을 보장한 이후에 가맹사업을 위한 등록증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직영점 1개 이상 1년이라는 전제조건을 마련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가맹 분야의 불공정 관행을 예방·개선하고 가맹점 사업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11월 9일까지 입법 예고 중이다.
개정안은 거래상 지위가 낮은 가맹점 사업자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가맹본부가 광고·판촉행사를 실시하려면 사전에 가맹점 사업자의 동의를 받게 했다. 또 가맹점 사업자단체 신고제를 도입,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법개정 이후 계도기간과 여러 법률적인 조치로 직영점1+1 시행은 빠르면 2021년 7월 또는 2022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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