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하는 마음·미술하는 마음
철학과 건축을 공부한 저자가 사라지거나 아직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과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근대 소설을 토대로 재미있게 풀어냈다.
책은 이태준의 '복덕방'에 나오는 서 참위, 채만식의 '태평천하' 속 윤 직원과 '레디메이드 인생'의 P, 박태원의 '천변풍경' 속 안성댁을 묶어 '도시형 한옥' 현상을 보여준다.
또 이기영의 '고향' 속 인순이, 강경애의 '인간문제' 속 간난이와 선비가 '제사공장'과 '방적공장' 풍경을 그려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때로는 원본에 없는 이야기들을 덧붙였고, 등장인물들이 원작자의 의도 밖에서 놀게 만드는 등 콜라주처럼 여러 소설을 해체하고 특정한 장소별로 조합했다.
루아크. 288쪽. 1만6천원.
▲ 다큐하는 마음 = 양희 지음.
"배우지 않으면 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좀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그게 다큐멘터리를 계속하는 마음이에요."(강유가람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노무현입니다' '김군' 등을 작업한 양희 작가가 프로듀서, 감독, 편집감독, 촬영감독, 비평가, 홍보마케터 등 다큐멘터리를 하는 사람 10명을 만나 인터뷰한 산물이다.
저자는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5~10년 동안 하나의 이야기를 좇는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어렵게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개봉관을 찾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단 하나,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인터뷰이와의 대화를 통해 오로지 '나'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넘어선 타자, 그리고 우리를 보게 되는 아름다운 경험이 바로 다큐멘터리라고 말한다.
제철소. 268쪽. 1만5천원.
▲ 미술하는 마음 = 김현숙·신이연·용선미 지음.
"주고받는 보상의 관계를 생각하면 전시를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들고 지치는 일이에요. 그래서 더욱더 서로에 대한 너그러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함께 일한 세 사람이 공간 운영자 현시원, 큐레이터 김해주, 공간 디자이너 이수성, 미술 편집자 이한범, 도슨트 김종환, 회화 보존 전문가 조자현 등 9명을 만나 정리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책은 미술 생태계의 변혁이나 미술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지 않았고, 치열하게 미술 현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고자 했다.
광부가 탄광의 맨 끝까지 들어가야 더 나아갈지 후퇴할지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곡괭이나 삽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라는 게 저자들의 마음이라 한다.
제철소. 264쪽. 1만5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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