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본회의 열어야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 가능
지도부 “국감 기간에 어렵다”
정 의원 자진 출석만 설득중
공직선거법 시효 만료일(15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1대 국회에서 처음 제출된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청주상당)의 체포동의안 처리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이 그동안 소속 의원들의 비위 문제에 비교적 신속하게 대처해온 만큼 이 문제 역시 민주당의 도덕성을 가늠할 시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접수된 건 지난 5일이다. 국회법에 따라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첫 본회의에 보고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현재 잡혀 있는 의사일정 중 가장 가까운 본회의는 28일로, 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인 15일을 훌쩍 넘기게 된다. 만약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에 맞춰 정 의원의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3가지 혐의에 대해 일괄 기소를 하게 되면 체포동의안은 효력이 사라지게 된다. 정 의원이 재판에 넘겨지기 때문에 조사를 위한 체포영장이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정 의원은 그동안 서면 출석요구를 포함해 8번 이상의 검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조사에 불응해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된 건 거의 전례가 없다.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불미하고 바르지 않다”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는 정 의원에 대해선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선거법 시효가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가장 기본적인 검찰 조사에도 응하지 않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대한 출석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방탄국회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견줘보면 선거법 시효 만료 전 체포동의안 처리에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정감사 기간 중에 본회의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 관계자는 “국감을 잠시 멈추고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 수는 있다. 하지만 의원들이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의지라는 것이다. 그동안 동료 의원들의 체포 문제에 대해선 여야를 불문하고 모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물론, 검찰이 정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다른 혐의(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를 분리해 기소할 경우엔 체포동의요구서의 효력은 살아 있게 된다. 선거법 시효는 15일 만료되지만 다른 혐의의 공소시효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민주당이 핵심 혐의인 선거법 공소시효를 넘겨 표결에 부쳤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6월 자신의 선거 캠프 회계책임자로부터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고발인은 총선 당시 정 의원의 회계부정 의혹을 주장하며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지 정환봉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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