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만마일 챙겨 퇴직한 전직 외교부 고위직도
안민석 의원 “정부부처 명의 적립 시스템 구축 필요”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멈춰 있는 항공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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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상 해외출장으로 쌓인 항공사 마일리지에 대한 퇴직 뒤 환수 규정이 없어 최근 3년 동안 외교부 및 산하기관 퇴직자 462명이 3118만 마일의 마일리지를 개인적으로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3118만 마일리지는 인천-뉴욕을 445차례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외교부와 산하기관에서 제출받은 ‘2017~2019년 항공 마일리지 적립 및 환수 현황’ 자료를 보면 외교부 등 5개 기관이 보유한 마일리지는 2억8353만 마일이다. 이중 외교부가 2억4100만 마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출장이 잦을 수밖에 없는 외교 업무의 특성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공적으로 쌓은 마일리지를 퇴직 때 환수할 제도가 미비하다는 데에 있다. 현재 시행되는 ‘공적 마일리지 제도’는 공무로 발생하는 항공 마일리지를 이후 공무 출장 때 항공권 구입, 좌석 승급 등에 우선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마일리지가 개인 명의로 적립되고 퇴직 때 환수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퇴직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많은 마일리지를 가져간 퇴직자는 외교부 고위 공무원 출신으로 104만 마일을 챙겼다. 이어 또다른 외교부 고위 공무원은 퇴직을 하며 85만 마일을 가져갔다. 보통 1마일의 마일리지는 20원으로 계산되는데,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각각 2086만원, 1707만원에 달한다.
안민석 의원은 “전체 공무원과 공공기관 퇴직자의 공적 마일리지를 전수조사하면 매년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을 것”이라며 “퇴직시 소유하고 있는 공적 마일리지가 제2의 퇴직금이 돼서는 안된다. 개인이 아닌 정부 부처 명의의 적립 시스템 구축 또는 공공기부제 도입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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