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574돌 한글날 맞아 한글학회 소장본 복원·복제 완료
'말의 소리' 복원 전후 모습 |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글학회가 소장한 주시경(1876∼1914) 선생의 저서 '말의 소리'가 출간 100여 년 만에 본모습을 되찾게 됐다.
국가기록원은 574돌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말의 소리' 복원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1914년 발간된 '말의 소리'는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의 마지막 저서이자 한국 최초의 근대 국어 음운서(音韻書)다.
이 책은 표지를 포함해 총 72매로 본문과 부록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록을 제외한 전체 내용이 한자 등과 섞이지 않은 순한글로 기록됐다.
본문은 음의 성질, 자음·모음의 분류와 배열, 자음접변, 자음·모음의 결합, 음절 등으로 구성됐으며, 부록에는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서문 등과 우리글의 가로쓰기 예문 등이 담겼다.
또 제책(製冊)과 관련, 책 표지의 위쪽과 아래쪽에서 파란색 비단으로 감싼 포각(包角·책 모서리를 보호하기 위해 비단을 사용하여 감싸는 방법)의 흔적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네 개의 침안(針眼·제책 과정에서 실을 꿰매는 자리)으로 책을 제본하는 기법인 사침안정법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고 국가기록원은 설명했다.
'말의 소리' 복원 및 복제 과정 |
이번 복원작업은 지난 5월 한글학회가 국가기록원의 '맞춤형 복원·복제 서비스' 이용을 신청하면서 이뤄졌으며 복원 과정에는 약 3개월이 걸렸다.
신청 당시 '말의 소리'는 10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점과 열악한 보존환경으로 인해 종이의 바스러짐과 변색, 얼룩으로 인한 오염과 찢김 등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
국가기록원은 복원처리 과정에서 습식세척 방법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보존성이 우수한 한지를 사용해 찢어진 부위를 접합하고 결실부를 보강했다.
또 포각의 훼손된 비단은 원본과 동일한 색과 두께의 비단으로 보수해 보존성을 향상했다.
아울러 고해상도 스캐닝 작업을 거쳐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디지털 사본과 전시에 활용하기 위한 용도의 복제본을 따로 제작했다고 국가기록원은 설명했다.
국가기록원은 이번에 복원된 '말의 소리' 원본과 복제본, 디지털 사본을 한글학회에 전달했으며, 원문은 소장처인 한글학회 누리집(www.hangeul.or.kr)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소연 국가기록원 원장은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켜온 선열의 정신이 담긴 기록물을 후대에 안전하게 전승할 수 있도록 복원해 기쁘다"고 말했다.
권재일 한글학회 회장은 국가기록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주시경 선생의 뜻을 잘 이어받아 한글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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