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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北 전직 외교관 조성길

태영호 "北에 딸 두고온 조성길 배려하자"…여야도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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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된 것과 관련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북한에 남겨진 그의 딸에게 불리할 수 있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조 전 대사대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했다. 앞서, 태 의원은 2018년 조 전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을 탈출한 것이 알려진 뒤, 그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한 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조 대사대리 딸을 평양으로 강제로 귀환시키자 그의 신병 안전을 우려해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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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초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잠적한 조성길 대사 대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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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의원은 이런 상황을 언급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하지만, 북한에 친혈육과 자식을 두고 온 북한 외교관들에게 본인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과 자식의 운명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인도적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탈북 외교관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그 가족에 대한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탈북 외교관이 다른 국가에서 조용히 체류하면 ‘도주자·이탈자’로 분류하지만,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배신자·변절자’로 규정한다”고 전했다.

태 의원은 “조성길이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 저도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도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야 정치권도 이런 점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가졌지만, 관련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관계자는 “북한 고위 인사가 사실상 국내 정착을 택했기에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의해 피격된 연평도 공무원 사안도 있고 해서, 여론 흐름 등을 두루 고려해 당 입장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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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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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도 당 지도부나 당 차원에서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태 의원의 말대로 북한 당국이 북에 남겨진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지 염려되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국내 입국 사실이 이미 공개됐기에 곧 당 차원에서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주요 매체 역시 아직 조 전 대사대리 귀순 사실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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