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급 이하 직원들을 모아 '디지털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처음엔 어색해서 진행이 안될 정도였지만 점차 직원들이 격의 없이 생각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키위뱅크 등 지금의 금융 서비스입니다."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58)가 최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신 대표가 저축은행 대표로 오자마자 처음 한 일은 조직 내 소통을 원활히 진행하는 것이었다. 자유롭게 얘기하는 티타임을 수시로 여는 등 말문을 틔우자 결과가 나왔다.
최근 금융 환경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모바일 뱅킹 앱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신 대표는 최근 KB저축은행이 출시한 키위뱅크를 바탕으로 저축은행의 한계를 넘어 금융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저축은행이 출시한 모바일 뱅킹 앱인 '키위뱅크'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앱 못지않은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과 빠른 사용 속도를 자랑한다. 키위뱅크란 이름은 착한(kind)의 'Ki'와 무선·모바일(wireless)의 'Wi'를 결합한 것으로 회사가 지향하는 바를 담았다. 신 대표는 "단순히 상품만 출시하고 있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시스템을 디지털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낮은 금리로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앱 출시 당시 유입자 수가 2배 늘어나고 지난 8월엔 3.5배까지 늘어났다.
신 대표는 키위뱅크를 출범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키위뱅크 CSS(개인신용평가시스템)를 정교화했다.
신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지점장 등 영업직을 거쳤고 KB금융지주에선 그룹 홍보와 사회공헌을 총괄하는 자리를 지냈다. 저축은행에 와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공헌에 대한 그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저축은행 업계 전반을 본다면 저신용자들에 대한 다양한 정책금리 상품이 나와줘야 한다"며 "금리를 낮추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디지털화해 접근이 편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말했다.
KB저축은행은 KB금융지주 내에서 '골드키위' 같은 역할을 하는 게 목표다. KB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내에선 중위권에 속하지만 2018년 110억원, 지난해 1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그룹에서 '알짜'로 평가받는다. 키위뱅크 앱의 상징색은 '올리브그린'으로 KB금융지주의 상징인 노란색 계열과 거리가 먼 편이라 출범 당시 윤종규 회장이 직접 물어볼 정도였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키위 중에는 골드키위도 있지 않느냐"며 재치 있게 답변했다고 한다.
앞으로 KB저축은행은 키위뱅크를 통해 비대면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디지털 정보기술(IT) 인력을 연말까지 20%로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이 이 같은 인력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디지털 특화 전략에 계속해서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KB금융그룹 플랫폼 '리브메이트' 등을 활용하는 등 디지털 영역에서 성장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 He is…
△1962년 출생 △한국외대 서반아어학과 △KB국민은행 동부지역본부 본부장 △KB국민은행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대표 및 KB금융지주 그룹홍보·사회공헌총괄 겸직 △KB저축은행 대표(現)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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