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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내일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지역"…대만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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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만해 중간선은 '분단선', '하나의 중국' 원칙 깨지면 무력통일

美 인도ㆍ태평양 전략 일환이자 중국 급소인 대만 카드 만지작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과 대만의 경계이자 장벽인 '중간선'이 미ㆍ중 갈등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대만해협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가상선이다. 대만은 이 선을 방공식별구역(ADIZ)으로 설정, 중국 군용기가 침범할 경우 전투기 띄워 맞대응하고 있다.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미ㆍ중 갈등이 일촉즉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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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간선은 '분단선' = 대만해협 중간선은 미국이 대만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임의로 설정한 '미침략 가상선'이다. 중국과의 무력 충돌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이다. 국제법상 중간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중국과 대만은 암묵적으로 이 선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항해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중국이 이 선을 넘기 시작했고,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애당초 중간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바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중간선을 침범한 것은 반세기 이상 유지돼온 관례를 깰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대만 군당국이 중국 군용기의 중간선 침범 사실을 외신 등 언론에 공개하자, 중간선은 '분단선'이라고 단어를 사용하며 '하나의 중국'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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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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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송링 북경연합대학 대만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 군이 영토 내에서 활동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본토가 무력 통일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왕젠밍 중국 사회과학연구원 대만문제 전문가는 "중국이 중간선을 인정하지 않는 건 대만 분리주의 세력에 맞서 주권과 영토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계속해서 중국의 레드라인을 넘으려 한다면 군사적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급소이자 '역린', 대만 = 대만은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 정부의 급소다. 통제력과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반환된 홍콩과는 다른 지역이다. 미국이 이를 잘 알기에 대만이라는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측의 대응도 매우 강경하고 공격적이다. 대만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면서 중국 관영매체들 사이에선 '무력통일'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후시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편집장은 자신의 웨이버(중국판 트위터)에 "미국과 대만의 결탁을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인민해방군이 전투기가 대만섬 상공으로 날아오르기 일보 직전이며, 중국이 이 카드를 꺼내는 순간 대만 지역의 군사정세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대만은 미국이 들고 있는 카드중 가장 예민한 카드이라고 했다.


문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면서 "대만이 전쟁 발화지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정치ㆍ외교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 오직 힘의 논리만 작동한다"면서 "미국 측이 레드라인을 넘었음에도 불구, 중국이 신중 모드를 보이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핵심 위치 = 대만은 중국 지도부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이자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중국의 바닷길 원천 봉쇄'라는 미국의 전략에서 보면 대만과 대만해협은 그 시작점이자 종점이다. 대만 해협은 남중국해와 연결되고 남중국해는 인도양과 맞닿아 있다.


미국이 인도ㆍ태평양 전략은 중국과 국경분쟁을 빚고 있는 인도는 물론 호주와 일본이 매우 적극적이다. 대만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과 호주, 일본, 인도, 대만, 남중국해 연안 일부 국가들이 합종연횡할 경우 중국은 바닷길을 잃게 된다.


오는 6일 일본 도쿄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실현을 위해 미국과 호주, 일본, 인도 4개국 외무장관이 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 '인도ㆍ태평양판 나토(NATO)' 출범이 구체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대만이 인도ㆍ태평양판 나토라는 미국의 전략에 참여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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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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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도 미국 주도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역외 세력이 온갖 구실로 지역 내 국가의 일에 개입하고 심지어 색깔 혁명까지 선동하고 있다"면서 "지역 안보가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미국 측을 비난했다.


그는 이어 "역외 세력이 패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각종 거짓말로 중국 등 신흥 경제체제를 이유 없이 탄압하고 심지어 다른 국가들을 협박해 자신의 편에 들게 하면서 신냉전을 조성하려 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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