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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한의사들 "정부, 국시 보게 해줘야"...의대생들 감싼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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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 파업 희생양 돼선 안 돼" 의대생 편들어
"집단 휴진 사태 책임은 의사협회에 있어" 의협 비판
한국일보

전공의들이 집단휴진을 벌인 지 18일 만에 업무에 복귀한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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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29일 정부에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의 국가고시(국시) 재응시를 허용해 달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집단 휴진과 국시 거부 사태의 책임은 의대생들이 아닌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있다며, 의협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의협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의대생들만 국시 미응시로 인한 불이익을 받게 될 위기에 처한 상황은 크게 잘못됐다"며 "의대생들의 국시 재응시는 전향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증원 문제가 파업의 중요한 이유인 점을 고려하면 의대생들의 국시 재응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파업 희생양이 되도록 방치하는 것 또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환자와 학생 볼모로 삼는 파업 더는 안 돼"


의대생들은 24일 입장을 바꿔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적 동의가 없다면 응시 기회를 주기 어렵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한의협이 이에 국시 재응시 허용을 촉구하며 의대생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러나 의협을 향해선 '책임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한의협은 "이번 의사 파업은 의료 독점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며, 총궐기를 추동한 의사단체는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당사자는 의대생들이 아니라 의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환자와 학생을 볼모로 삼는 파업은 두 번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합의해 구성할 협의체는 의료계 구성원뿐만 아니라 국민 목소리를 다양하게 반영하도록 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의협이 의협을 비판하면서도 의대생의 입장을 두둔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의사와 한의사는 양극단에서 줄곧 대립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약(첩약)에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오랜 기간 맞서왔고, 5월에는 정부의 비대면진료 확대 방침에 대해 한의협과 의협이 각각 찬반 입장을 냈다. 또 한의협은 지난달 3일 의사의 집단 총파업을 앞두고 "의료인이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무책임한 처사"라는 내용의 비판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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