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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수사 7개월 뭉갠 검찰, 한달만에 방탄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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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秋에 면죄부] 동부지검 ‘北총격 만행’ 와중에… 물타기용 기습 수사발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軍)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은 28일 오후 2시 49분 출입 기자단 대표를 통해 출입기자 단톡방에 한글 파일 하나를 올렸다. 추 장관 아들 의혹 수사 결과 발표 보도자료였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수사 결과 발표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그런데 오후 들어 예고 없이 단톡방에 발표 자료 파일을 불쑥 던진 것이다.

수사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다. 수사 결과 보도자료에 늘 적히는 수사 검사 이름 하나 적혀 있지 않았다. 검찰 내에서도 “수사가 부실하고 허점이 많으니 반박이 나올 수 있는 기자회견도 안 하고, 수사 검사 이름마저 넣지 못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북한의 한국 공무원 살해 사건에 국민이 분노하는 상황을 추 장관 아들 사건으로 긴 추석 연휴 기간 물타기하고, 연휴 직후엔 윤석열 검찰총장의 처가(妻家) 수사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노골적 꼼수”라고 했다.

법조계 인사들은 이번 수사를 두고 “변호에 가까운 극단적 부실, 코드 수사”라고 하고 있다. 검찰은 올 1월 야당이 추 장관 아들 병역 의혹을 고발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압수수색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달 초 야당에 의해 ‘조서 누락’ 사실 등이 폭로되자 지난 한 달 동안 급히 관련자 소환을 하고 압수수색을 했다.

한 달간의 ‘뒷북 수사’ 역시 수사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수사팀은 지난 13일 서씨를 소환 조사하고 8일 뒤인 21일 서씨의 휴대전화와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으로 물증을 확보한 뒤 피의자를 소환하는 게 수사의 기본인데 정반대로 한 것이다. “서씨에게 증거를 감추라는 사인을 주고, 그 시간을 준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서씨를 압수수색한 사실이 아무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자, 이튿날 동부지검은 보도자료를 뿌려 압수수색을 했다고 공개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고 보도자료로 ‘홍보’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김관정 동부지검장은 추 장관의 최모 보좌관이 김 대위에게 서씨 휴가와 관련한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을 검찰 조서에 적지 않은 검사와 수사관이 인사발령으로 다른 곳으로 옮겼으나,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다시 파견을 받아 수사팀에 재투입했다. 일선 검사들은 “사건을 확실히 덮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추미애 사단’이라고 불린다. 그는 대검 형사부장으로 있을 당시 ‘채널A’ 수사에서 윤 총장에 맞서 추 장관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다가 지난달 추 장관 아들 수사를 담당하는 동부지검장으로 옮겨왔다. 김 지검장 이후 대검에서 이 사건을 지휘한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역시 ‘추미애 사단’ 검사로 분류된다. 이 부장은 작년 말 추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소속으로 추 장관의 신상(身上) 문제에 관한 국회 답변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문제는 청문회에서도 제기됐는데, 당시 추 장관의 답변 역시 그의 손을 거쳤을 공산이 크다. 추 장관은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아이(서씨)가 병가 후에도 무릎이 아파 군에 상의하니, (군에서) 개인 휴가를 (추가로) 더 쓰라고 했다”고 답한 바 있다. ‘군이 승인해준 정상 휴가였다’는 이번 검찰 수사 결과와 똑같은 답변이었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이 출범시킨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부단장 출신이기도 하다.

한편 대검 형사부의 일부 실무 검사들은 이번 수사 결과 보고서를 검토한 뒤 “국민적 의혹이 해소될 만큼 충분하지 않다.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종근 부장이 “수사팀 결론을 존중해야 한다”고 힘을 실어주고, 김관정 지검장도 ‘전원 무혐의’ 결론을 고수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김덕곤 부장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고교 후배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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