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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철광석값 주춤하니 석탄값 고공행진…철강업계, 깊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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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당 134달러 육박…인도·남미 소비량 늘고 중국도 수입 확대

원가 부담 가중에 현대차 등과 납품가 협상서 ‘인상’ 여부 주목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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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부족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철강업계에 잇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악재까지 겹치고 있다. t당 13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던 주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다소 하락하며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철광석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제철용 원료탄(석탄) 가격까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료탄은 고로 안의 철광석을 녹이는 열원 역할을 하는 필수 재료로, 철강재 생산 단가의 약 20~30%를 차지하는 만큼 업계의 부담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입 원료탄 가격이 이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동호주항 수입 원료탄 현물가격은 t당 133.81달러를 기록해 지난 1일(106.67달러)에 비해 27달러 넘게 올랐다. 지난 6월 말 t당 113달러 수준이던 원료탄 가격은 8월18일 103.49달러까지 하락했지만 한 달여 만에 29%가량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인도를 비롯해 일본, 남미지역 등에서 고로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로 가동을 줄였던 주요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가동을 다시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 7월 한 달간 원료탄 약 16만2000t을 수입했는데, 이는 전달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원자재 시장 조사기관 S&P 글로벌 플라츠는 세계 1·2위 원료탄 수출국인 호주와 미국의 감산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근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내수 원료탄 가격 상승에 수입 원료탄 통관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원료탄 가격 급상승은 지난 8월 말부터 중국에서 수입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거래량 증가로 2분기 2억5000만t이던 원료탄 해상수송 물량은 4분기에는 2억90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은 최근 다소 안정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중국 칭다오항 수입 철광석 현물가격은 t당 115.2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130.17달러로 연중 최고가를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약 11.5% 떨어졌다. 철광석 가격 하락은 최근 세계 주요 광산업체들이 증산 계획을 밝히면서 수급 불안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업체 중 한 곳인 브라질의 발레는 최근 철광석 생산량을 연간 4억t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료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혜택을 전혀 볼 수 없게 됐다.

최근 포스코는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조선용 후판의 하반기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수주 절벽에 내몰린 조선업계와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여기에 업계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고부가가치 상품인 냉연강판 가격 협상을 앞두고 원료탄 가격까지 오르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냉연강판 가격 협상 때도 원료탄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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