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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광화문광장 서쪽 차도 없애고 공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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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조성안 확정

동쪽 편도 5차로, 왕복 7차로 확장… 10월 말부터 단계적 도로 공사

대규모 지하공간 개발 ‘없던 일로’… 월대 복원, 교통난 고려 추가 논의

“주민·행안부 등과 협의 거쳐 결정… 꽃·나무 심어 도심 보행거리 완성”

세계일보

서쪽 차로가 공원으로 바뀌는 등 새롭게 조성하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서측 도로는 공원화하고 동측 도로는 현재보다 넓히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광장 양측 차로를 대폭 줄일 경우 일대 교통정체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다. 세 곳으로 나뉘어 있는 광화문광장 밑 지하공간을 하나의 문화 이벤트 장소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은 해치마당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에서 그칠 전망이다.

◆광장 서쪽 차로 없애는 대신 동쪽 차로 더 넓힌다

서울시는 시민·전문가 의견수렴과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27일 이 같은 내용의 ‘변화되는 광화문광장’ 조성안을 확정, 발표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광화문광장 옆 왕복 10차로를 6차로로 줄이고 경복궁 전면에 월대(月臺·궁궐의 중요한 건물 앞에 놓이는 넓은 대)를 복원하는 내용의 재구조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서울청사를 관리하는 행정안전부와 광화문 일대 상인들, 교통정체를 우려한 전문가들 반발이 작지 않았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변경안의 기본방향을 △전면 보행화의 단계적 추진 △공원적 요소 반영 △광화문 일대를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계획 세 가지라고 밝혔다. 변경안에 따르면 세종대로 사거리∼광화문 구간의 광장 동측 차로는 현재 편도 5개 수준에서 왕복 7∼9차로(주행차로수 7차로)로 확장된다. 광화문 옆 돌담길을 따라 뻗어 있는 사직로도 현재 기능을 유지하지만 세종문화회관 앞 서측 도로는 공원을 품은 광장으로 변모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장 인근 교통대책 등은 지난 2월 시민소통 결과를 발표한 이후 지역주민 및 행안부,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 협의와 각종 사전 행정(심의) 절차를 통해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앞서 월대 복원과 역사광장 조성 등을 위해 광화문 앞 사직로를 막고, 정부서울청사 주변으로 우회로를 낼 계획이었다. 서울시는 10월 말부터 동측 차로 확장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며, 차량 통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순차적 공사 실시 및 교통량 우회·분산 처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지하공간 개발은 백지화, 월대 복원 시점은 늦춰

세종문화회관 쪽 서측 도로는 꽃과 나무를 심어 ‘도심 속 공원 같은 광장’으로 꾸민다는 게 서울시 계획이다. 현재 광화문광장이 있는 자리는 지금처럼 이순신장군상과 세종대왕상만 두고 주제별 쉼터 등을 마련한다. 서측 차로가 공원화하면 서울역부터 광화문까지 약 2.6㎞의 ‘세종대로 사람숲길’이 연결돼 “걷기 좋은 도심 보행거리가 완성되는 셈”이라고 서울시는 강조했다.

지하공간은 따로 개발하지 않고 해치마당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에서 진행된다. 해치마당 내 화장실을 개선하고 시민 다중이용시설을 중점 정비한다. 서울시는 “인근 지역상권의 침체와 지하 매장문화재 훼손 등을 우려하는 시민, 전문가 등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의 논란거리 중 하나였던 광화문 월대 복원은 계속 추진하되 광장 변화와 연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월대 위치가 광화문 바로 앞이어서 광장 북쪽 사직로와 율곡로 차량 흐름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월대 복원은 교통 흐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2021년 상반기 관계기관 협의, 하반기 정밀 발굴조사 등을 거쳐 2023년 마무리된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시민과 지역주민의 바람을 담은 광화문광장의 밑그림을 완성했다”며 “변화하는 광화문광장은 서울이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빌딩숲에서 도시숲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문명도시로 본격적인 전환을 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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