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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투표 ‘승’ 선거인단 ‘패’…바이든은 악몽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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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의 세계만사

2020 미국 대선 읽는 6가지 포인트

여론조사 바이든 우세 추세 속

민주 2000년·2016년 재현 경계

바이든 평균 지지율 7%p 앞서도

경합주에선 3.8%p로 격차 줄어

바이든 ‘매직넘버’ 50% 넘어

부동층 그만큼 적다는 의미

‘현직’ 트럼프 확장성 적지만

대형 이벤트로 이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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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총투표에서는 이겼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패배하는 사태가 재현되나? 오는 11월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최대 관건이다.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이번 대선의 추세는 투표가 한달여 남은 현재 바이든의 우세이다. 바이든의 우세는 전국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조사는 전국 유권자 총투표에서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으나, 대선 당락을 결정하는 선거인단 투표는 별개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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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컨스티튜션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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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전국 우세, 경합주 접전…2016년과 비슷

2000년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의 대결이나, 4년 전인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결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전국 투표에서 승리하고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지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클린턴의 사례는 바이든의 여론조사 우위가 선거인단 투표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는 미국 정치지형의 특수성을 드러낸다. 클린턴은 대선 투표 전날까지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섰고, 전국 유권자의 총투표에서도 48.2% 득표율에 무려 300만표나 트럼프에게 앞섰다. 하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227 대 304로 참패했다. 트럼프가 대부분의 경합주에서 1%포인트 안팎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며 선거인단을 독식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바이든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고 있으나, 당락을 결정짓는 경합주에서는 그 격차가 작은데다 격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많게는 17%포인트까지, 적으면 5%포인트 안팎으로 앞섰다. 트럼프의 우세를 예측한 유일한 여론조사는 지난 16일 발표된 라스무센의 1%포인트 우세였다. 라스무센은 평소 공화당 편향의 여론조사 기법을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라스무센마저도 23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바이든이 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의 평균을 내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전국 평균에서 23일 현재 바이든은 50.0%로 트럼프의 42.9%를 7.1%포인트 앞선다. 하지만 승부의 관건인 경합주에서 바이든의 우세는 줄어든다. 최대 격전 경합주들인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6개주의 평균에서 바이든은 48.6%, 트럼프는 44.8%로 격차는 줄어든다.

② 지지율 ‘매직넘버’ 50%…2016년과 차이

여기까지는 올해 대선도 2016년과 유사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든과 클린턴의 지지율에서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바이든이 지지율 50%라는 ‘매직넘버’를 넘나들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9월1일부터 23일까지 발표된 전국 여론조사 28개 중 19개에서 지지율이 50%를 넘고 있다. 클린턴은 4년 전 이맘때에는 45% 안팎에서 머물고, 투표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46% 안팎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바이든이 형식적으로 보면 당선이 보장되는 지지율 과반에 올랐다는 사실만 의미하는 게 아니다.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했거나 숨기고 있는 유권자 수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6년 대선에서는 이런 부동층이 많았고 그 다수가 막판에 트럼프를 선택하며 그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합주들에서도 바이든은 40%대 후반 지지율로, 클린턴의 40% 중반대에 비해 높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분석을 보면, 바이든은 투표를 41일 앞둔 23일 현재 6개 경합주에서 트럼프에 비해 3.8%포인트 앞선다. 클린턴은 투표를 41일 앞둔 시점에서 1.9%포인트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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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트럼프 ‘현직 대통령’ 확장성 적어

40%대 초중반에 머무는 트럼프의 지지율도 2016년과는 달리 그에게 당선 가능성을 옥죄고 있다. 트럼프는 2016년에는 혜성같이 등장한 논란 많은 도전자였다. 따라서 그에 대해 평가를 유보하는 유권자의 수가 적지 않았다. 이는 그의 표를 확장시킬 여지를 의미했고, 실제 투표에서 그에 대한 지지 증가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으로 재선에 나섰다. 재선에 나서는 현직 대통령은 후보 확정 뒤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가 작다. 익히 알려진 인물이어서 소속 당 지지층 등 유권자들 사이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는 사람들이 적다.

트럼프로서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자원이나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마리스트대의 여론연구소장인 리 미링고프는 “트럼프는 지지층에서 얼마 안 남은 표들을 더 짜내며 지지율을 올리려고 하면 다른 유권자들을 짜증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우편투표의 불법성을 운운하며 선거불복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지지층 결집 효과보다는 그 역효과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④ “전국 5%p 앞서면 선거인단도 낙승”

당락을 결정하는 선거인단 표 계산에서도 바이든은 현재 클린턴보다는 유리한 입지다. 미국 정치전문 뉴스사이트 <폴리티코>가 초경합이나 미세 우세로 분류한 플로리다 등 13개 경합주 대부분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와의 격차 측면에서 과거 클린턴보다 좋은 성적이다. 클린턴에 비해 절대 지지율도 높다. 트럼프는 텍사스, 조지아, 아이오와, 오하이오에서 미세 우세를 보일 뿐이다.

<시엔엔>(CNN)은 역대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국 지지율에서 5%포인트 이상을 앞서면 당선이 확정되는 과반 선거인단 수 270표 이상이 확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 정도의 격차라면 주요 경합주에서도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주에서 5%포인트 격차라면 각 주에서 선거인단 표를 얻을 수 있는 ‘실제 우세’가 된다고 지적했다. 3~5%포인트 안팎의 격차라도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선거통계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는 자신의 선거예측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에서 바이든의 전국 지지율과 선거인단 득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트럼프가 전국 득표 대비 선거인단 득표가 좋다는 점을 고려한 분석이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이 전국 투표 우위에서 0~1%포인트 높으면 당선 가능성은 6%, 1~2%면 22%, 2~3%면 46%, 3~4%면 74%, 4~5%면 89%, 5~6% 98%, 6~7%면 99%이다.

실버는 현재 바이든이 단순 전국 지지율에서는 7.3%포인트 앞서는데, 주별 우세와 열세에 입각한 조사에서는 8.0%포인트 앞선다고 분석했다.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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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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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예측은 ‘바이든 낙승’이지만…

이를 고려하면 바이든은 현재 당선권으로 분석될 수 있다. 바이든은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승리했던 미시간과 위스콘신에 더해 애리조나에서도 5~7%포인트 앞선다. 이들 3개주 및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이 승리했던 주들을 합치면, 선거인단 표수는 과반이 된다.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이 승리한 주들은 공고한 민주당 성향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당락의 최대 관건인 플로리다·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4개 초경합주의 67표를 제외하고 선거인단 수를 계산하면, 바이든은 268표, 트럼프는 203표이다. 바이든이 과반인 270표에 2표 못 미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평균치로 보면, 바이든은 이들 4개주에서도 우위이다. 위스콘신에서는 6.9%포인트, 애리조나 4.0%포인트, 플로리다 1.3%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 0.5%포인트로 앞선다. 바이든은 크게 앞서는 위스콘신과 애리조나만 이겨도 거의 당선이 보장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각 주의 현 지지율만으로 계산한 선거인단 표수는 바이든 353표, 트럼프 185표로 분석했다. 바이든이 거의 두배 차이로 앞선다.

<뉴욕 타임스> 분석에 따르면, 현재 두 후보에게 굳은 표로 된 선거인단 표수는 바이든 212표, 트럼프 125표이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뉴햄프셔·네브래스카2선거구·미네소타는 바이든 경합우세이다. 플로리다·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메인2선거구는 초경합이다. 텍사스·오하이오·아이오와는 트럼프 경합우세이다.

바이든은 경합우세 지역 모두에서 4%포인트 이상 앞서고, 그중에서도 5개주에선 6%포인트 안팎으로 앞선다. 이들 지역에서만 이긴다 해도, 바이든은 290표의 선거인단을 확보한다. 바이든은 초경합주에서도 박빙인 플로리다까지 가져오면, 319 대 219로 100표 차이로 압승한다.

트럼프는 경합우세주와 초경합주 모두를 이긴다 해도, 248표에 불과하다. 승리하려면 바이든의 경합우세주들 중에서 20표가 되는 펜실베이니아 같은 중대형주 2개 정도를 가져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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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당락 윤곽 늦어지면 대혼란 우려

물론 이런 판세 분석은 선거가 아직 한달 반 정도 남은 상황에 기초했다. 앞으로 토론회 등 선거 추세를 바꿀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이 남아 있다. 트럼프가 이런 이벤트 등을 통해서 바이든과의 격차를 2~3%포인트까지 좁힐 수 있다면, 2016년처럼 전국 투표에서는 져도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기는 이변을 다시 연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개표 결과가 자정 전까지 당락의 판세를 결정하지 못할 경우이다. 트럼프가 불법과 사기라고 공격하는 우편투표가 확대돼서, 최종 개표 결과가 언제 나올지 장담 못 한다. 판세가 백중해서 투표 당일 자정을 넘겨도 당락 윤곽이 나오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지지층을 궐기시키고 선거 결과를 법원으로 가져갈 공산이 크다. 2000년 부시 대 고어의 대선 결과가 한달 정도나 늦게 법원에서 결정된 사태보다도 더 큰 혼란과 항의가 미국을 덮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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